산행(대간, 정맥, 일반)

백두대간 31차 구간종주

master 42 2005. 3. 8. 09:42


3월6일(일요일) 백두대간 제 31차 구간종주를 마쳤다.
저수재에서 죽령구간(20km)이다.
며칠전 부터 동해안 대설로 해서 뉴스 특보를 보면서 회원들 각자가 많이들 걱정했다.
특히나 책임을 맡고있는 임원진들은 토요일 하루 내내 뉴스 특보를 들으며 예천, 소백산 
국립공원등에 눈이 능선길에 내렸는지 전화로 확인해 보고 경험자들의 의견을 경청했다.
일부 회원들은 눈이 많이 내리니 가지 말자고도 했다.
그러나 임원진들의 최종 결정은 우리들이 갈려는 구간에 눈이 내리지도 않았고, 
쌓이지도 않았다는 결론을 내리고 일요일 등반을 하기로 결정했다.


일요일(3월6일), 대구를 출발한 차가 예천시내를 거쳐 저수재를 오르는 고갯길에 이르니 
눈이 하얗게 쌓인걸 보고 걱정을 했으나 산능선을 보고는 안심했다.
도로에 쌓인 눈이 얼마되지 않고(아마 어제 저녁에 약간 뿌린듯) 능선에 보이는 눈은 
지난번 눈인듯 했다.
2주전에 대간길을 걸을때 눈길을 10시간 걸었으니 오늘도 10시간 정도 걷지 않겠나 
생각하고 오르기 시작했다. (09:30)
오래전에 쌓인 눈이라 걷기도 편해서 아이젠 없이 오르다가 능선 바로 밑에서 아이젠과
스페츠를 신고 올랐다.


역시 겨울 산이라 그런지 날려온 눈으로 쌓인 눈길이 무릎까지 오는곳도 있다.
그러나 촛대봉과 투구봉을 지나 능선길을 걸으니 지난번 산행때와 같을 
정도의 눈이 쌓였다.
작년 이맘때, 폭설이 내렸을때 무릎까지 쌓였던 소사재, 덕산재를 넘었던 기억을 서로들 
이야기 하며 그때 보다 적은 눈능선길을 걸었다.
상고대가 피어있지만 그리크지 않고, 바람이 불지만 차겁게 느껴 지지 않으니 봄바람이 
묻어오는걸 느낄수 있었다.
기온이 영상 8도정도가 되고, 눈이 녹기 시작하니 눈이 적게 쌓인 능선길은 질퍽 거린다.
모두들 겨울용 등산복을 벗어 배낭에 걸치고 가벼운 등산차림으로 걷고 모자도 가볍다.
싸리재를 지나 점심을 챙겨먹고(12:50), 묘적령을 거쳐 묘적봉(1148m)에 오른다.(16:20)
멀리 다음에 가야할 눈 덮인 소백준령들이 보인다.
걸어온 능선들이 눈아래 한얗게 늘어져 누워있다.

묘적봉에서 바라본 도솔봉

삼형제봉에서 바라본 도솔봉(왼쪽), 묘적봉(오른쪽)
묘적봉을 거쳐 도솔봉(1314m)(16:50)에 오르니 눈덮인 소백산 준령의 연화봉, 비로봉, 
국망봉이 눈앞에 선명하게 파노라마로 펼쳐저 보인다.
온 천지가 내 발아래 있는듯 느껴진다.
힘들여 올라오던 기억들은 어디로 갔는지 모두들 탄성을 지른다.
여기서 부터 삼형제봉을 거쳐 죽령으로 내려가야한다.
그러나 마지막 남은 삼형제봉의 오르막 길이 우리를 그리 쉽게 죽령으로 가게하지 않는다.
날씨가 따뜻해서 그런지 겨울답지않게 물이 많이 쓰여서 가져온 물을 다 마셨다.
삼형제봉 급경사를 오르는 계단길에서 바위에 매달린 고드름을 따 먹으며 마른목을 추겼다.
씹을때 오드득하는 소리가 모두들  어릴때 따 먹었던 고드름이 생각 난다고 한다.
삼형제봉을 오르고 내려 죽령으로 빠지는 내리막길 능선에 들어서니 모두들 새로운
힘이 나는지 발걸음에 힘이 있어 보이고, 눈위를 썰매 타듯이 빠르게 내려간다.
18:30분, 죽령에 도착했다.
눈덮인 백두대간 능선길을 사고없이 9시간만에 주파했다.
고속도로가 뚫리고 나니 이곳 옛길은 인적이 드물다.
이 모두가 세심히 준비한 임원진들의 노고라 생각하고 감사 드린다.

연화봉, 비로봉, 국망봉이 보이고 죽령 구길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