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한국

3월 초하룻날....대왕암 소묘

master 42 2008. 4. 7. 23:43
어제 일요일, 감포를 거쳐 부산엘 다녀왔다.
일주일 전부터 일본 친구 아오이(靑井)씨가 일요일 11경에 부산 김해 공항에 
도착하니 만나자고 사업적인 약속이 되어있어서다. 
마침 토요일날 경주 있는 친구가 벗꽃 구경하러 오라하여 겸사겸사해서 오후에 
경주로 가서 친구들과 어울렸다.
내일 새벽같이 부산으로 가야한다며 권하는 술도 사양하며 조금 마셨다.
경주는 벗꽃이 한창이다.
특히 보문단지는 벗꽃을 보러 오는 인파들 때문에 차들이 거북이 걸음이다.
꽃을 보는지, 사람들을 보는지 구분이 않될정도다. 사람반, 차반이다.
몇년전 이맘때에 아오이씨 가족들과 함께 일본 이마바리 강둑에 만개한 벗꽃 아래에서 
술잔을 권커니 자커니 하며 하나미(花見)를 즐겼던 생각이 난다.
일본 사람들도 벗꽃이 피면 모두들 흥분하는가 보다.
벗꽃 아래에서 술마시며 춤도 추고 취흥에 만취하는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벗꽃 나무아래 좋은 자리는 밤새며 지키는 사람들도 있다.
 

 

일요일, 새벽같이 일어나 카메라 챙겨 들고 자고 있는 친구들 몰래 콘도를 빠져나와 감포 문무대왕암으로 달려간다. 몇년전 부터 사진을 좋아하다보니 대왕암의 일출을 한번 보고 싶어서다. 바쁘다는 핑게로 한번도 바다 물안개(해무) 피어오르는 대왕암의 일출을 보러오지 못했다. 남들이 찍어놓은 일출의 황홀한 사진에 감탄만 했을 뿐이다. 이 참에 대왕암의 일출을 한번 보고 싶어서 부산 가는길에 감포를 거쳐 간다. 사진에 몰입한 친구 C형은 대왕암엘 10번은 넘게 찾아온것 같다는 이야기를 작년초에 들은것 같다. 대왕암에 도착하니 아침 6시가가 조금 넘었다. 그런데 날씨가 워낙 따뜻하다 보니 바다 물안개는 오간데 없고, 갈메기들만 끼룩 거린다. 더우기 3월 초하루라 대왕암 바닷가는 방생하는 사람과 굿하는 사람들로 시끌하다. 바닷가 모래밭에는 밤새 기도하며 켜 놓은 컵에 싸인 촛불이 수없이 어지럽게 놓여있다. 전국 각지에서 밤새워 온 방생객들이 수평선에 짇게 깔린 구름 사이로 떠오르는 희미한 태양을 보고 기도하며 연신 허리를 굽신거리며 간곡한 기원을 올린다.

 

바람막이로 만들어 놓은 간이 천막안에는 재물들을 차려놓고 징을 두드리며 굿을 한다. 이러한 간이 천막들이 엄청 많이 보인다. 어느 단체는 불교 신도들인지 탱화까지 걸어놓고 그 앞에 즐비하게 엎드려 방생 기도를 올린다. 미신인지, 종교인지를 구분하기 어렵다. 아마 초하루, 보름날은 전국 사찰과 유명 계곡은 촛불 켜고 기도하는 사람들이 많을것 같다. 해무가 없는 날이라 그런지 사진찍는 사람들도 별로 보이지 않는다. 여수에서 왔다는 젊은 사람은 경주 보문단지에 가족들과 같이 왔다며 새벽같이 혼자 사진 찍을려고 왔는데 해무가 없어서 실망하는 얼굴이다. 수평선에 드리워진 검은 구름 사이로 희미한 태양이 보이는가 싶더니 한참후 중천에서 떠온른다. 금방 태양이 밝아지니 대왕암 일출의 신비성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언제 짬 내어 물의 온도와 추운 날씨의 온도차로 해서 멋지게 해무가 피어오르는 계절에 다시 찾아오마 다짐하고 곧바로 울산, 부산으로 차를 몰아 달린다. 울산을 거쳐 대변항에 도착하니 시장끼가 돈다. 간단히 요기할려고 식당에 들려 매운탕을 시킨다. 마침 주인 아줌마의 화장하는 모습이 차창으로 들어오는 햇살에 역광된 실루엣이 재미있어 한컷 담아본다. 아구 매운탕으로 요기하고 나오다가 식당앞에서 미역줄기 작업하는 모습을 또 담아본다. 대변항을 떠나 달려 오는데 해동용궁사란 간판이 보인다. 얼마전에 미리비님의 블로그에서 본적이 있는 절이라 지나가는 길에 한번 볼려고 급히 핸들을 돌린다. 여기도 초하룻 날이라 기도하는 사람들로 붐빈다. 바닷가 바위 위에 올려 지은 절이라 그런지 다른 절과는 다른 분위기를 풍긴다. 사월초파일이 얼마 남지 않아서 인지 등을 달려고 준비한 줄들이 앞을 가린다.

 

 

급히 사진 한장 찍고 그길로 송정, 광안대교를 지나고, 터널을 지나오니 금방 서면이 나타난다. 11시경 김해 공항에 도착하고, 얼마지나지 않아 아오이씨가 아들 히데끼와 같이 나온다. 나와 동갑인 아오이씨는 당뇨가 심해서 그런지 작년 보다 더 건강이 더 나빠져 보인다. 인슐린 주사를 갖고 다니며 직접 주사한다고 한다. 대구-부산 신고속도로를 이용해서 대구로 오니 1시간정도 걸린다. 월요일 부터는 아오이씨와 거래처를 방문해서 상담을 하고 화요일에 돌아간다. 인도, 파키스탄 다녀오고 나면 나도 일본을 한번 다녀와야 할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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