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인도, 파키스탄

파이슬라바드에서 짜파티 굽는 친구를 만나다-언제나 꽁짜...

master 42 2008. 6. 1. 17:29

 

 잉글랜드 타워 거리

 

카라치에서 열흘 가까이 상담을 마치고 4월30일 파이슬라바드로 날라간다. 국내선 기내에서 내려다 보니 처음 부터 사막화 되어 가는 땅 밖에 보이지 않는다. 그냥 회색으로 뒤 덮인 땅 같다. 아니 회색을 칠해 놓은것 같이 보인다. 강줄기 같은 굽이친 모습도 보이나 하나같이 마른 하천이라 회색이다. 물론 높은 산도 보이나 푸른 풀, 나무 한포기 보이지 않는다. 파이슬라바드가 가까워 오니 겨우 푸른 색이 보이고 농장 같은 땅뙤기가 보인다. 이곳은 살만한 곳인지 흐르는 물이 많아 보인다. 역시 이곳은 북쪽 히말리아 산악지대의 만년설이 녹아 내린물이 흘러 운하도 보인다. 관개수로에 많은 물이 흐른다. 흙탕 물이지만 침전만 시키면 우수한 수질이 되는 오염되지 않은 물이란다. 그래서 그런지 섬유산업이 발달되어 있다.

 

 

 

그전 부터 알고 지내던 공장을 몇군데 방문하고 상담을 해보니 언제나 대답은 시원한데 그 끝맛이 여운을 남긴다. "잘 검토해서 곧 알려 주겠다" 이 말에 말려들어 여러차례 방문한다. 또 미국의 경기가 좋지 않아 요즘 수출 오더는 많으나 단가가 좋지 않아 힘들다는 예기도 빠뜨리지 않는다. 어디를 가나 미국의 영향이 대단하다는걸 알수 있다. 파이슬라바드에는 짜파티(主食)를 굽는 식당을 하는 친구가 있다. 3년전, 처음 이곳 파이슬라바드에 왔을때 상담을 마치고 해거름 해서 혼자 카메라 메고 길따라 어슬렁 거리며 거리풍경을 스냅하고 있을때 버스 터미널 근처에서 화덕안에서 짜파티를 굽고 있는 식당을 발견한다. 보통은 간단히 후라이판에서 굽는데 이 식당만이 재래식으로 화덕속에서 구우니 맛 있을것 같아보인다.

 

 

 노동절 데모하는 사람들

 

한곳에 자리잡고 짜파티 두장과 생수 한병을 시켜 먹으니 그 맛이 일품이다. 우리나라와 비교하면 식당이라고 할수 없을 정도로 주위가 너무 추하다. 식탁은 물론이고 음식을 담아오는 식판접시(프라스틱, 대나무)를 보노라면 음식이 넘어가지 않을 정도다. 버스터미널 근처라 시끄럽고, 먼지도 풀풀 날리지...파리도 윙윙 거리지... 그래도 난 별로 그런 분위기에는 개의치 않고 맛있게 먹는다. 물론 물만은 생수를 사 먹으니 아직껏 식중독 사건은 없는것 같다.(다만 차마고도 배낭여행때 샹그릴라에서 상한 음식을 먹고 걸렸던 식중독 사건 빼고는...)

 

 뒷줄 왼쪽이 주인 친구

 

이렇게 누추한 서민식당(좋게 말해서)에서 그들의 주식을 아주 맛나게 먹으니 주위 사람들이 나를 동물원 원숭이 보듯이 신기하게 본다. "어디서 왔느냐? 일본사람이냐? 중국 사람이냐?" "한국에서 왔다" "남이냐, 북이냐" "물론 남쪽이지" "짜파티가 맛있냐" "엄청 맛있다" "내가 한장 사줄게" "아니 사양 할란다" 나이든 사람, 젊은 사람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1시간여를 보내니 모두 좋아한다. 주인을 불러 계산을 할려니 한사코 돈을 받지 않을려고 한다. 자기 식당의 음식을 맛나게 먹어주니 좋다며 나를 친구(Friend)라 부른다. 그래 좋다 우리 친구하자... 이래서 파이슬라바드에 짜파티(빵�) 굽는 아주 친한 친구가 있다. 그 친구는 영어를 모르고, 나는 파키스탄 말을 모른다. 그래도 우린 잘 통한다.

 

 친구 식당에서 만난 노인(?)

 

다음날, 다시 그 식당으로 가서 갖고간 선물을 친구한테 나누어 준다. 꽁짜로 맛있는 짜파티를 얻어먹었으니 주인, 굽는 친구, 심부름 하는 아이 한테 모두 주니 좋아한다. 모두가 친구니까... 이번이 3번째 만나러 가니 물론 선물도 준비한다. 멀리서 나를 보더니 입에 웃음이 한가득이다. 세친구 모두 손을 흔들며 반겨준다. 자리에 앉으니 묻지도 않고 프라스틱 쟁반을 쓰윽 손으로 문질러 털더니 짜파티 두장을 얹어 갖고온다. 그리고 생수 한병도 앞집에서 갖고온다. 갖고간 선물을 세친구한테 주니 옆 손님들에게 자랑이다. 또 옆 손님들은 지난번 같이 똑 같은 질문을 해대고 동물원 원숭이 보듯한다.

 

 호객하는 남자 버스 차장(파키스탄은 여차장이 없다. 대우 버스에만 있다)

 

 

 터미널앞에서 경찰을 만나다.-사진을 찍어 달랜다.

 

 

이 친구 식당앞에 파키스탄 각지로 출발하는 버스터미널인데 옛날 마장동 터미널이 생각날 정도로 크다. 차가 달릴때 마다 먼지와 매연을 품어 대니 아수라장 같다. 파키스탄 특유의 페인팅을 한 버스들, 호객하는 차장들, 그 곳에서 장사하며 먹고살고 있는 사람들...그곳을 통제하는 순경들... 나는 그곳을 돌아다니며 스냅사진 찍는동안 정신이 하나도 없는데 그들은 그곳이 일상의 생활권이라 유기적으로 잘 돌아가는듯 보인다. 크락션을 울려대며 달리는 차앞을 유유히 길 건너가는 사람들을 보노라면 한때 우리들도 저렇게 무질서 했던때가 있었지 하는 생각이 떠오른다.

 

 터미널에서 사탕수수를 잘라 얼음위에 놓고 장사하는 부자

 

 

 콜라 장사하는 소년

 

파이슬라바드의 번화가인 잉글랜드 타워 거리는 탑을 중심으로 여덟 갈래의 길이 있다. 영국 국기 유니언잭과 같은 모양이다. 식민지 시대의 산물이지만 지금은 관광객들이 많이 찾아 온단다. 이 거리에 없는게 없을 정도로 많은 상품들이 거래되는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 심지어 총포류도 거래되고 있다. 가던날이 5월1일, 노동절이라 한떼의 데모대도 만난다. 거리곳곳에 이곳 출신 유력 정치인이 이번 선거에서 당선되었다는 프랑카드가 혼란 스러운데도 이곳 사람들은 무관심이다. 한국이나 이곳이나 사람사는게 다 같은 모양이다. 40도 가까운 날씨에 이런 혼란스런 거리를 한나절 쏘다니고 나면 혼이 빠져 나간듯 해서 호텔로 돌아와 에어컨 빵빵하게 틀어놓고 한숨 길게 잠든다.

 정원사 노인

 

 

 약재상

 

 

 시장 골목안 풍경

 

 

 재래시장에는 역시 먹는곳이 많다.

 

 

 

 

 터미널 옆에 있는 이발소

 

 

 

 호텔옆 수로에서 수영하던 소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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