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인도, 파키스탄

시들어 가는 장미원-인도 남쪽의 장미원

master 42 2010. 6. 17. 17:57

 

 

3주간의 파키스탄, 인도 출장 업무도 끝이나는 날쯤, 토요일 오후,

에이전트 사장이 휴양지인 Western gate mountain으로 가자고 한다.

코임바트로로 가는 길목에 있는 산인데 밑에서 보아도 깍아지른듯한 높은(2500m) 산이다.

산아래는 40도가 넘나드는 더운 날씨인데도 그곳은 선선한 가을 날씨같다.

 

산아래에서 출발할때는 보통 길이었는데 올라갈수록 차선은 좁아진다.

두대가 겨우 교행 할 정도인데도 서로들 먼저 갈려고 추월을 하니

옆에 타고 있는 나는 손잡이만 잡고 바들바들 떨 뿐이다.

 

천천히 가자고 하면 금방은 점잖게 운전을 하지만 얼마가지 않아 다른 차들이 끼어들기 시작하면

이 친구도 정신을 잃은 사람같이 마구 추월을 해댄다.

현대 1000CC 경차(쌍트로)인테 낭떠러지 절벽아래로 튕겨나갈가봐 마음이 조마조마한다.

 

 

 

 

 

 

 

 

 

 

 

 

이러기를 두어시간 달리니 2,000여 미터 산상에 휴양지 마을에 들어선다.

토요일이라 그 많은 호텔들이 만원이다.

날씨는 벌써 어두워졌고, 쌀쌀하니 잠자리 걱정이 앞선다.

겨우 작은 호텔을 하나 잡아 짐을 풀고 샤워를 할려니 따뜻한 물은 내일 아침에 나온단다.

팁을 주니 양동이에 뜨거운 물을 갖다준다.

한 양동이로 두사람이 샤워를 해도 남아돈다.

몇년전 안나푸르나 베이스 캠프 트랙킹때 히말리야 롯지에서 반바켓스 따뜻한 물로 샤워했던 생각이 났다.

 

샤워전에 타월을 달라고 했더니 세탁 보내고 없단다.

큰 목소리로 고함을 치며 나간다고 공갈치니 금방 갖다준다.

에이전트 사장이 이것이 인도라고 하며 웃는다.

 

 

 

 

 

 

 

 

 

 

 

 

 

 

아침에 일어나 장미원 구경을 가잔다.

유료라 돈을주고 주차료 까지 지불하고 들어가니

장미는 모두 시든 장미 뿐이다.

한국의 장미원에 가면 모두 탐스런 여러종류의 장미가 풍성하게 피어있는데

이곳 장미는 하나같이 말라비틀어져 보이고 달려있는 꽃조차 시들어가고 있다.

 

그래도 사람들은 미어터지게 꾸역꾸역 몰려든다.

지방 청원 경찰이 질서유지를 위해 동원될 정도다.

 

그래도 장미원이라 시든 장미중에서 몇컷을 건져 보지만 마음은 못내 섭섭하다.

어찌 이런 시든 장미원에 돈받고 사람들을 입장 시키는지 ...

한국에서는 공짜라해도 사람들이 달아날것 같다.

 

한국에 도착해 보니 장미가 한창이다.

마을 공원에도, 담장길에도, 학교 울타리에도....

살찐 장미가 부자스럽게  자태를 자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