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꿀밤(도토리)이 지천에 널려있네...9월 첫 등산 나들이.

master 42 2009. 9. 6. 22:36

 

 

지난 7월 파키스탄 출장에서 너무 많은 기계 주문을 받어 한달여 넘게 주문받은 사양에 맞겠끔

설계와 씨름하며 일을 마무리 하고 8월 중순경 7월말에 선적했던 기계의 시운전을 하러

다시 파키스탄으로 간다.

도착하니 그날부터 라마단이 시작되는 날이다.

무슬림들은 이기간 동안 해 뜨기전과 해 진후에만 먹을수 있고 해가 떠 있는 동안은 전혀 먹지를 않는다.

물은 물론이려니와 담배도 피우지 않는다.

 

시운전 기간 내내 바나나와 과일로 점심을 떼우며 나흘을 일하고 또 며칠간 바이어들과 상담하고 있는데

인도에서 그동안 상담을 진행해 오던 바이어가 9월 1일에 한국으로 온다며 급히 만나잔다.

서로의 비행 스케쥴을 맞춰 홍콩 공항에서 만나 한국으로 돌아와 나흘간 인도 바이어와

내 기계가 납품된 공장을 방문하며 상담을 이어나간다.

지난 금요일, 인도 바이어를 KTX로 서울역 까지 같이가서 인천공항행 버스를 테워 주고는

그 길로 대구로 내려오니 온몸에 피로가 엄습해 온다.

 

오늘 9월의 첫 일요일, 친구들과 오랫만에 팔공산을 올라간다.

동봉을 거쳐, 서봉으로, 그리고 파게제로 가다가 부인사 방향으로 내려오기로 하고 능선을 탄다.

출발전에 같이 가는 친구 부인한테 서봉에서 부인사로 가는 능선길에 꿀밤(도토리)이 발에 미끄러 질 정도로

엄청 많다고 하니 도토리묵을 잘 만드는 부인이 미리 큰 자루를 준비해 간다.

그런데 서봉에서 파게제로 가는 능선길에는 도토리는 한알도 보이지 않는다.

아마 계절이 너무 이른것 같다고 변명하며 부인사 방향으로 하산하는데 중간쯤 지점에서 쉬는데 친구 부인이

꿀밤을 줍기 시작한다.

 

그곳에 밤톨 반만한 꿀밤이 지천으로 깔려 있지 않는가...

7, 8년전에 친구와 이곳으로 내려오다가 꿀밤에 미끄러진 기억이 새삼스럽게 생각난다.

네명이 거들어 두어시간 정도 정신없이 주워 담으니  한말정도를 줍는다.

얼마나 많은지 그냥 주워담으면 된다. 주위 낙엽을 헤집고 말고 할 필요도 없다.

처음에는 작은넘들이 있는 나무 밑에서 작은넘을 줍다가 큰 도토리가 있는 나무밑에서 큰넘을 주으니

작은 도토리는 눈에 들어오지도 않는다.

밤톨 반정도 되는 큰 도토리라 한참을 정신없이 주워 담으니 금방 한말정도가 된다.

한숨을 돌리며 이제 그만하고 가자고 하며 쉬며 남은 커피를 한잔씩 나누고 하산한다.

 

내려오며 서로들 이야기 해보니 큰 도토리가 열리는 나무는 잎이 작은 도토리 나무보다 넓직하게 크게 보인다.

또 도토리들이 많이 모여 있는곳은 평평한 지대 보다 경사진 계곡에 많이 모여 있어서 그곳을 주위로 해서

주워 모으면 빠른 시간에 많이 줍는것 같다.

아마 도토리가 떨어지면서 경사진 계곡으로 모여 드는것 같다.

친구 부인이 도토리를 말려서 묵을 만들어 나누어 준다고 하니 무작정 기다려 보는수 밖에...

그때 모이면 또 한잔 하겠지...

 

내려와 늦은 하산주로 피로를 풀어본다.

다음주 일요일은 설악산으로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