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3/5), 부산에서 출발하여 방콕 가는 비행기 안에서 만났던 아름다운 이야기다.
내가 앉은 바로 옆자리에서 남편과 8개월된 아들을 업고 미얀마로 친정 나들이 하는 부부를 만났다.
여늬 국제결혼을 한 사람들이나 마찬가지로 보여서 별로 관심을 갖지 않았으나 기내식이 나오고
잠든 아이를 안고있는 아내한테 밥을 떠 먹여주는 남편(L씨)의 옆모습이 하도 보기 좋아 사진기를 꺼내 들고
사진 한장 찍겠다는 승락을 받고 몇컷을 담았다.
기내식 마지막으로 커피가 나오니 뜨거운 커피를 남편이 손수 입으로 불어 식혀서 아내입에 컵을
물려주는 모습은 두분의 사랑의 정도를 알수 있고도 남었다.
기내식을 물리고 남편과 아내가 자리를 바꿔 앉으니 남편이 내 옆자리가 되었다.
남편께서 아내한테 밥 떠먹여 주는 모습이 정겹게 보여 보기가 참 좋다고 하며 말을 이어가니 남편이
그렇게 봐 주시니 고맙다며 국제결혼한 다문화 가족의 일면을 스스럼없이 이야기 한다.
2년여전, 남편 L씨가 사업상 미얀마에서 일하는 동안 현제의 부인을 만나 그곳에서 결혼하게되었고,
구후 일을 마치고 아내를 데리고 귀국했다고 한다.
지금은 운수업을 하는데 기름값이 많이 올라 힘든다고 한다.
귀국하자말자 아내가 임신하였고 지금의 귀여운 아들이 태어나서 8개월이 되었다고 한다.
미얀마 양곤에 살고 계시는 장인, 장모님이 딸과 손자가 보고 싶다고해서 친정 간다며 좋아한다.
장인은 중국계로 그곳에서는 중류정도의 살림을 산단다.
나이 차이가 14살이고 한국 살림이 서툴어서 신랑이 모든걸 많이 거들어 준다고 한다.
옆에서 듣고만 있던 아기 엄마가 "많은걸 오빠가 다 해줘요."하며 신랑을 바라보는 눈에 정이 가득하다.
그래도 혼자힘으로, 책으로 한글을 익히고 한국말을 불편없이 쓰고 있다.
한국에 오고 아이낳고 하느라 이웃과 별로 상통없이 혼자 외롭게 지내는 모습이 측은해 보인다며
남편 L씨는 항상 아내를 데리고 시장보러 같이 다닌다고 한다.
막내인 L씨는 80되신 노모가 며느리를 귀여워해 주시고, 형수님들이 잘 보살펴 주어 항상 감사한다고 한다.
시집에 갈때면 동서들과 거들어 일 할때마다 한국의 살림살이를 잘 가르켜 주고, 추울때는 춥다며
방에 들어가 있으라고 하며 많이 아껴 주셔서 형수님께 고맙다고 한다.
더운 나라에서 자랐기에 사계절이 분명한 우리나라 날씨에 아직은 덜 적응된 듯 하고 또 이곳의 추위에
익숙하지 못해서 조금은 힘이 드나 처음 보다는 좀더 익숙해 져 간다고 한다.
아내가 한국문화에 좀더 익숙하게 하기 위하여 돌잔치에도 데려가고, 결혼식장에도 데려가지만
주위에서 보는 눈이 좀 색안경을 끼고 보는것 같아 마음을 다칠때도 있다고 한다.
특히 주위에서 동남아에서 온 여인들을 보는 눈이 조금은 무시하는것 같아 남편도 마음이 상한단다.
문화적인 차이로 종종 말 다툼도 하지만 신랑이 많이 참고 넘어가고, 또 아이가 태어나니 늦은 장가를 간
요즘은 살아가는 재미가 솔솔하다며 한바탕 웃는 모습에서 행복을 느낄수 있다.
아내도 요즘은 가끔 너무 바쁘게 살가는 주위 사람들을 보고 여유스럽게 살었던 미얀마 사람들의 생활이
더 행복해 보인다고도 한단다.
미얀마의 행복지수는 세계에서도 몇째 가는 나라다.
내가 지금도 다시 배낭여행 가보고 싶은 나라로 첫번째 꼽는 나라가 미얀마다.
3년전에 한달동안 미얀마를 배낭메고 다녔던 이야기를 두 부부한테 하는동안 인심좋고, 순수해 보이는
미얀마 사람들의 모습과 내 어릴때 살었던 마을과 너무나 닮은 동네와 그곳 사람들을 머리속에 그려봤다.
신랑 L씨도 미얀마가 좋다고 한다.
언젠가는 자기도 미얀마에서 살고 싶다고 한다.
너무나 바쁘고, 빠르게 돌아가는 한국 보다는 미얀마가 좋아진다고 한다.
처음으로 처갓집 가면서 장인, 장모님 한테 드릴 선물로 무엇을 준비해 가느냐고 물으니
"아내 배속에 든 두째아이를 갖고 갑니다"라고 하며 또 껄껄 웃는다.
40이 다되어 늦은 장가를 갔으니 아이들이라도 빨리 만들어야 한단다.
방콕공항에서 헤어지며 미얀마 가는 비행기를 6시간 기다려야 한다며 바이어 만나러 가는 나에게 건투를 빌어준다.
두분 건강하고, 행복하게 사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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