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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거짓말의 추억

하루

by master 42 2013. 10. 4. 0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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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리오 데자네이로 코로도바도산 710m 정상에 세워진 예수상.

 

 

난밤, 개천절이라 일찍 퇴근하여 하는 일 없이 빈둥거리다 종편TV의 법과법(法)이라는 프로를 보던중

아주 오래전에 내가 순발력 있게 했던 거짓말이 생각나 한동안 웃었다.

프로의 내용인즉, "세입자가 전세집을 구하러 갈때 옷을 잘 입고 가서 깨끗하게 사용하겠다고 하면 집주인 한테 전세를 얻을수 있다,"

아니다 "옷을 허름하게 입고가서  애처러운 눈짓으로 사정하면 쉽게 전세를 얻을수 있다"라고 하는데 다른 한 사람이(조XX)

하던 마지막 한마디 "현관에 들어설때 걸려있는 십자가를 보는 순간 그 자리에서 간절히 기도를 하면 집주인이 같은 종교인이라

생각하고 틀림없이 전세를 준다"라는 말에 한동안 웃으며 내 첫 입사 시험 면접때 했던 거짓말이 생각났다.

 

제대하고 복학하여 1968년 졸업할 때는 우리나라는 1차경제5개년개혁의 마지막 단계라 산업이 서서히 일어날때였다.

난 이공계를 졸업하고 아시아자동차(주)(현 기아자동차) 공채1기시험에 원서를 냈다.

명동에 있던 어느 여자고등학교 교실에서 필기시험을 치고 며칠후 1차 합격자를 발표하고 다음날 면접시험을 보았다.

부장급 면접에서 전문지식과 일반상식 면접때 총무부장이 내 얼굴을 빤히 보며 나이가 들어 보인다고 한다.

난 그당시 대머리가 시작되어서 좀 걸망하게 보였던것 같았다.

그러면서 이력서를 보더니 이 필체가 직접쓴 필체냐고 묻길래 그렇다고 했더니 달필이라며 칭찬을 해 주었다.

난 군대 현역으로 근무할때 3년 가까이 서무계를 보았기 때문에 아직도 괜찮은 필체를 갖고있다.

 

상무 면접을 마치고 마지막 사장님을 대면하고 면접을 보게 되었다.

사장님은 산업기술과 상식등 많은것을 묻고 마지막으로 "종교"를 갖고 있느냐며 물을 때 난 한마디 지체도 없이 "기독교"라 했다.

난 무교에 가깝고 어머니가 절에 자주 다니는 우리나라 대부분의 막연한 불교신자 였는데 먼저 면접을 보고 나온 기독교 신자인

친구가 "사장님이 기독교에 대해서 많이 묻드라"하는 말에 나도 모르게 거짓말을 하게 되었다.

아니게 아니라 기독교 신자인 사장님은 나에게도 기독교에 대해서 집요하게 파고 들었다.

언제 부터 교회에 다녔느냐? 언제 세례를 받었느냐? 어느 교회에 다녔느냐?는 질문은 가볍게 대답했으나 다닌 교회가

기독교회냐 장노교회냐는 질문에 아주 쉽게 장노교회라 답했고, 연달아 받은 질문 "예장이냐 기장이냐"라는 질문에서 식은땀을 흘렸다.

 

 

 

 

그래도 나는 하나도 흔들림을 보이지 않고 했던 대답은 "기장 입니다"였다.

그 당시 사장님이 했던 발음 중에서 "예장" 보다는 "기장"이라는 발음이 확실히 듣겼기 때문이다.

나중에 알고보니 그때 거짓말로 다녔다는 교회는 예수교 장로교회였다.

며칠후 합격자 발표에서 내 이름을 보고 입가에 잔잔한 웃음을 띄우며 첫 출근을 했다.

아시아자동차(주)(현 기아자동차) 공채1기는 대학졸업자 4명, 고등학교 졸업자 1명이었다.

대학졸업자중 3명은 상당히 굵은 줄을 타고 입사했던걸로 나중에 알게 되었다. 그 당시는 그런일들이 비일비재했으니까.

난 2년을 근무하고 형님이 운영했던 회사로 옮겨 20년을 근무하고 1989년 강퇴 당한후 지금의 사업에 착수하여 아직도 바쁘게 일하고 있다.

내가 지금의 이 일을 할수 있었던 기술적인 기초도 그 당시 아시아자동차(주) 공장을 허허벌판에 건설할때 열심히 현장에서 일했고,

설계와 현장 시공 분야에서 많은 경험을 쌓았기 때문인것 같다.

 

난 아직도 절실하게 믿는 종교가 없다. 등산 다녀오며 들르는 절, 대웅전 앞에서 두손잡고 삼배하는 막연한 불교신자라고나 할까....

난 지금도 아무런 나쁜 마음없이 입사시험 면접에서 했던 거짓말에 대해서 후회를 하지 않으나 특정종교를 언급했던 그일에 대해서는

항상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다. 또 불경스럽게 누를 끼쳤다고 질타를 받어도 할 말이 없다.

지난밤에 보았던 종편TV의 법과법이라는 프로에서 했던 조XX의 웃기는 "십자가 ..."하던 조크와 같은 마음이라고 할 수 있다.

 

거짓말이란 과하면 독이 되지만 알려진 가벼운 거짓말은 웃으며 넘길수 있는 생활의 촉매역활도 되는것 같다.

요즘의 종편TV프로의 웃음은 이런 가벼운 우스게 말들이 순발력있게 난발하고 있다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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