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대간, 정맥, 일반)

이런일도 다 있네...암봉등반때 세번 굴렀는데...

master 42 2014. 6. 21. 16:53

 

 

지난 일요일, 군성산악회 묘봉 등산길에서 일어났던 일이다.

인도 출장 계획이 일주일 늦어져서 다행이 군성산악회 여러분들과 함께 등산 할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출발하는 마음 부터 신났고, 발걸음도 그리 무겁지 않게 느껴졌다.

마침 6회(77세) 선배님이 오셔서 가장 높은 선배의 자리를  물려 드린것만 해도 마음 한켠이 가벼웠다.

 

산을 오르면서 후배님들이 과일이며 음료수(?)를 간간히 주어 크게 허기를 느끼지 않고 오를수 있었다.

또 후배님들이 건네주는 말들속에서 용기를 얻고 기를 받으며 올랐다.

그래서 난 군성산악회에 나오는 날이 즐겁고 후배들의 격려속에 기를 받어 걷고 오르며 등산을 즐긴다.

12시쯤 묘봉을 앞에 두고 점심을 먹었다.

암봉이 겁이 나는지 모두들 술 마시기를 자제하는 눈치였다.

 

점심을 마치고 가는길을 물으니 뒷편으로 약간 내려가서 옆으로 가면 된다고 하고, 또 여러 사람들이

그쪽으로 가는걸 보았기에 크게 의심하지 않고 내려가는데 경사진 바위를 만났다. 낭떨어지다.

내 앞으로 후배동문이 몇분 지나갔고 내 뒤로 이회장님이 서있는데 내가 그곳을 빠져 나오기 위해 나무가지를

왼손으로 잡고 빠져 나오는 순간 몸무게가 실린 가지가 뿌러지면서 몸이 휘청하는 느낌을 받었다.

순간 몇번을 굴르고 멈춰섰는데 정신이 확 들면서 정신을 차렸다.

동물적인 감각으로 얼굴에 상처가 없는지, 어디 뼈가 뿌러지지 않었는지를 확인했다.

혹시나 살결이 찢어져서 피가 나지 않는지도 빠르게 확인해 봤다. 

 

다행이었다.

아무곳도 다친데가 없고 오른 팔꿈치에 약간의 찰과상 정도, 또 얼굴 오른볼이 살짝 부어오른것  뿐이었다.

얼른 매무세를 가다듬고 묘봉에 도착하니 구자원 산대장이 찰과상에 약을 발라주었다.

하산하여 얼음으로 약간 부은 얼굴을 찜질하니 그 마저도 수그러 들었다.

얼마나 다행한 일이냐... 만약 사고로 이어졌다면 후배들 보기가 얼마나 미안했겠냐 싶어 가슴을 쓸어봤다.

만약 크게 다쳤다면 100회도 못해보고 등산을 접어야 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집에 돌아와 샤워를 하는데 아펐던 왼팔이 오른쪽 어께 너머로, 등뒤로도 자유자제로 잘 올라가는게 아닌가.

2년여전 부터 왼팔이 아퍼 등뒤는 물론 오른쪽 어께쪽으로도 돌릴수 없었는데(난 나이가 들어서 그런거라고 체념했는데)

샤워하는데는 물론이고 왼팔을 등뒤로 돌리고 어께 넘어로 올리는데 전혀 아프지도 않고, 부드럽게 움직일수 있다.

왼손목은 무거운 노트북 가방을 들고다녀 손목이 시큰 거렸는데 이 마져도 시큰거림을 느끼지 못하고 편하다.

어제 3일간 무거운 노트북 들고 중국 상해 다녀왔는데 큰 부담을 느끼지 않었다.

 

사고 날때 같이 있었던 권순철, 김재성 동문과 이국원 회장이 내게 3번 굴렀다고 했다.

난 3번 굴르고 나서 팔 아픈것, 손목 시큰거림을 모두 그곳 계곡으로 던져 버리고 왔다.

이제 부터는 100회 산행을 향해 더욱 힘찬 발걸음으로 올라가야겠다.

정형외과 전문의 후배는 앞으로 나이들어 어께나 팔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한테 속리산 묘봉에서 굴러 보라는 처방을

해야겠다며 너스레 농담을 던져서 한동안 웃었다.

나도 묘봉에서 한번 굴르면 10년씩 젊어진다고 하는데 30년은 더 확보해 뒀다고 하며 한참을 웃었다.

 

산악회 후배 동문 여러분!

걱정끼쳐 죄송합니다.

그리고 아픈팔 낫게 해 주어 감사 합니다.

 

그런데 산행할때는 언제나 조심조심해야겠다.

잡은 나무도 다시 한번 확인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