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3/15), 군성산악회에서 충남 홍성 용봉산을 다녀왔다.
대구에서 안전속도로 4시간 걸려 공주를 거쳐 홍성에 도착하고 산대장이 오른쪽으로 보이는 나즈막한
동네 뒷산 같은 산을 가리키며 저 산이 오늘 올라갈 용봉산이란다.
모두들 동네 뒤산 같은 용봉산을 바라보며 실망스런 표정들이다.
곧 이어 용봉산 아래 용봉초등학교앞에 내렸다.
모두들 긴 시간 차를 타고와서 그런지 내리자 마자 긴 기지게를 해댄다.
등산로 입구에서 부터 입장료(?)를 내라고 하니 모두들 어리둥절한다.
앞에 서 있던 내가 난 "경노"니 입장권 살때 빼라고 했더니 정리를 담당하던 분이 주민들록증을 보잔다.
등산다니며 주민등록증 갖고다니는 사람 봤느냐 하니 내 얼굴을 자세히 본다.
긴가민가 하더니 그냥 있으라며 60명 가까운 단체를 전체 40명으로 계산해서 들어가세요 한다.
정말 인심좋은 충청도다.
군성산악회 후배들이다.
역시 젊으니 용감하고 패기가 가득차 보인다.
등산을 시작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경사진 계단길을 오르며 눈아래로 펼쳐지는 홍성시가지를 보며 모두들 놀란다.
넓디넓은 들판 한가운데로 충남 도청이 이곳으로 옮겨와서 곳곳에 높은 아파트가 올라서 있고, 올라가고 있다.
내려다본 시가지는 신도시답게 잘 계획되고, 건설되고 있다.
용봉산은 바위로 이루어진 산이다.
밑에서 보기보다는 정말 아기자기 하고 그리 위험하지 않게 스릴도 만점이다.
등산로도 잘 정비되어 계단이 튼튼하게 설치되어 있다.
모두들 오늘 산행코스는 무리하지 않고, 아기자기하여 정말 멋진 코스라며 만족해 한다.
밑에서 봤던 산모양과는 달리 많은 등산객이 따뜻한 봄날을 즐기려 용봉산을 올라왔는것 같다.
우리들이 대구에서 왔지만 멀리 포항, 서울에서 온 팀들도 보인다.
용봉초등학교를 출발하여 투석봉-용봉산-악귀봉-용바위를 타고 마지막으로 용봉사를 거쳐 내려왔다.
모두들 모여 가까이 있는 수덕사로 차를 돌렸다.
70년대 초에 고속도로가 생긴후 수덕사를 처음 봤을때 한적했던 기억과는 완전히 다르게 변했다.
입구에서 부터 상가, 음식점들이 다닥다닥 즐비하게 들어서 있다.
그런데 모두 썰렁하게 보인다.
아마 관광지는 다 그런거라고 생각해서 그냥 지나치는것 같다.
수덕사 입구에서도 입장료를 내라고 한다. "경노우대"는 주민등록증을 보여줘야 한단다.
8,9년 후배들과 같이 멈칫거리다가 윗선배인 내가 관리원 한테 먼저 "우리, 경노인데요?"하니
내 아래위를 훑어보더니 시선이 내 얼굴에 멈춘다.
또 긴가민가하는 모양이다. 우째 보면 경노 같기도 하고, 눈 딲고 보면 아닌것 같기도 한 모양이다.
내가 얼른 알아차리고 모자를 벗으니 그의 눈길이 훌러덩 벗겨진 내 대머리를 보고 "몇년생이오?"한다.
"임오생 말띠요"하니 고개를 끄덕인다.
내 뒤로 서있던 후배들(경노우대기준에서 오락가락하던?)이 모두가 "경노대우"를 받고 줄줄이 따라 들어온다.
모두들 흰 머리카락 덕분이라며 껄껄대며 박장대소를 했다. 몇푼않되는 돈인데도....
난 배낭여행 다닐때는 가는곳 마다 노인우대를 하는곳에서는 지하철이나 입장료에서 우대(무료)를 받었다.
내 나이 70(한국 나이)때, 동티벳이라는 중국 사천성 끝자락에 있는 야딩을 트랙킹 하러갈때였다.
중국은 어딜 가나 입장료가 비싸다. 야딩의 입장료가 150위안이라 엄청 비싼곳이었다.
70 부터 노인대우(경노)를 해 준다하여 내가 여권을 보이며 노인대우를 해 달라고 했더니 표파는 사람이
계산기를 두들겨 보더니 6개월이 모자란다며 반액을 해주어 "반노인 대우"를 받은적이 있다.
한국에서는 어딜가나 노인대우를 잘 받고 살아간다.
해외출장 갈때는 인천공항행 버스(33,000)를 타지 않는다. KTX를 타면 27,000원이니 빠르고 편리하다.
지하철은 전국 어딜가도 무료, 국립공원 입장료도 무료, 전시회 같은곳은 반액도 있다.
난 아직도 현역에서 즐기면서 내 사업을 활발하게 하고 있고, 해외에서 달러를 벌어오고 있다.
이런 내가 노인 대우를 받을려니 좀 미안하기도 하지만 내가 의료보험을 아주 많이 내니 좀 마음이 가볍다.
군성산악회에서 후배들과 등산할 때면 언제나 즐겁고 후배들 한테서 힘(기)을 받으며 올라간다.
항상 고맙게 생각하고 언젠가는 보답해야 겠다고 생각한다.
난 고등학교 다닐때 등산반을 만들어 활동했고, 2학년 겨울방학때 소백산 종주등반도 했으나 군성산악회에는
늦게(9년전) 입회하여 73회 등반기록을 갖고 100회를 향해 후배들과 같이 오르고 있다.
군성산악회를 창립하여 그동안 고생했던 분들의 노고를 생각하면 미안한 생각이 든다.
차려놓은 밥상에 숟가락 들고 들어왔는것 같아서다.
그래서 미력이나마 산악회를 운영하는 후배들 한테 도음이 될려고 한다.
다음달 예정하고 있는 기차여행 + 트랙킹에 많은 기대를 해 본다.
(37회 최원식 기자의 사진을 빌려와 올려놓았다.
정말 프로가 찍은 사진은 다르다. 나같은 아마추어는 쨉도 되지 않는다.
최원식 후배가 찍은 사진들을 보면서 산사진은 이렇게 찍는구나 하며 또 한수를 배운다.
내 인물 사진을 멋지게 찍어줬다. 내 영정 사진으로 하면 어떨까 하고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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