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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에 한계를 느끼게 하는 헤프닝-3개국 해외출장 리포트

회사 주변 이야기

by master 42 2015. 5. 31. 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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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에 머무는 동안 팡랑(Phang Rang)이란 도시에 머물렀는데 호텔옆에 백사장이 길게 뻗어있다.

날씨가 더우니 새벽녁에 나와 해수욕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다. 05:00 부터 일출이라 몇컷 담아봤다. 그런데 사진이 별로다.

 

 

 

엊그제(5/29), 3주간의 3개국 해외출장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다.

지난 4월초에, 두달여전에 주문받었던 기계를 3개국(파키스탄, 베트남, 인도네시아)으로 실어보냈다.

5월초순이 되니 모두 도착하여 공장에 설치해 두었다는 통보를 받고 5월 10일 출발하여, 먼저 태국 방콕을

경유하여 베트남 호치민으로 가서 기차로 6시간을 달려 시골의 넓은 들판에 새로만든 공장에 사흘간 머물며

조립, 시운전과 운전자들을 위해 교육, 훈련 까지 마치고 호치민으로 돌아와 파키스탄 카라치로 향했다.

 

카라치에 도착하여 곧 바로 에이전트가 설치해둔 기계를 사흘간 시운전 해주며 훈련을 마치고, 나머지

사흘간 카라치 시내에 내 기계를 가동하고 있는 고객을 찾아다니며 문제점들을 점검해 주고 A/S를 마치고

지난 토요일(5/23) 방콕을 경유하여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로 날라갔다.

도착하여 에이전트와 반둥으로 옮겨 작년에 3대를 구입한 공장에 새로 도착한 두대를 나흘간 조립, 시운전해 주었다.

그리고 어제 반둥을 출발하여 방콕을 거쳐 오늘 아침에 인천공항에 내리니 꼭 천국에 온것 같은 느낌이었다.

덥지도 않은 아침공기가 시원한 느낌을 주니 갑자기 행복을 느낀다.

역시 내 나라 한국이 좋다.

 

 

 

 

이번 3주간의 해외출장은 더위와의 처절한 싸움이었다.

74년 내 인생의 삶속에서 이번 만큼 더위와 크게 싸워 본 적도 없는것 같다.

베트남, 파키스탄은 한낮 기온이 40~45도라 공장안에서 일하노라면 비지땀은 물론이고 온몸이 땀으로 젖는다.

한국에 있을때 나는 물을 많이 마시지 않는데, 이곳에서 일하며 매일 작은 물병 3병 이상을 마셨다.

일 마치고 호텔로 돌아와 샤워하고 저녁먹고 나서 내일 해야할 일을 생각하는 동안 몸은 서서히 동물적인 감각으로

다시 원기를 찾기 시작한다.

 

그러나 인도네시아의 반둥은 고원지대라 그런데로 열대지방의 날씨 치고는 좀 덜 더운 곳이다.

그래도 바깥 날씨는 35도를 넘기는데 그늘안(공장)에 있으면 더위를 덜 느낀다.

또 어느 나라에서던지 내 기계를 운전하는 운전자들이나 중간 기사들이 가르쳐 주는데로 일을 잘 하고 있으니 가르쳐 주는

우리가 더 즐겁고, 일하는 보람을 느낀다.  카라치 시내에서만 내 기계가 80여대 돌아가고 있고, 200여명의 운전자들이 있다.

특히나 운전자들이 엄지손가락을 치켜 세우며 반도기계가 최고라고 할때면 기분이 좋아지고 보람을 느낀다.

그래서 무더운 더위도 이겨 나가는 것 같다.

 

 

 

 

 

 

 

이번 출장길에서 내 나이의 한계를 느끼게 한 사건이 일어났다.

파키스탄 카라치에서 밤비행기를 타고 방콕에 내리니 06:40, 인도네시아 자카르타행 비행기는 08:00니 1시간 20분의 여유다.

방콕에 정시에 도착했지만 불행하게도 탑승브릿지를 이용하지 않고, 버스로 게이트 까지 움직이니 시간이 많이 걸렸다.

07:15경에 겨우 보안검사 C구역(서쪽)에 도착하니 새벽에 내린 통과승객들이 많아 보안검사를 마치고 나니 07:35이다.

자카르타 가는 비행기 게이트(E구역-동쪽) 까지 갈려면 이 나이에 배낭메고 빨리가도 15분은 걸릴것 같아 마음이 바뻐지기 시작했다.

X-Ray검사를 마치고 벨트를 타고 나오는 카메라배낭(카메라, 서류, 노트북이나 테블릿피시, 옷, 잡다한 일용품을 넣고 다닌다)을 나꿔

어께에 메고, 전화기, 안경을 주머니에 넣고는 냅다 게이트로 달렸다.

 

같이간 직원(63세)도 같이 뛰니 지나가는 여행객들이 무슨 소동이 났는듯 어리둥절하며 길을 비켜주기도 했다.

내 나이가 나이인지라 계속 뛸수도 없어서 빠른 걸음으로 걸어가니 겨우 시간맞춰(07:50) 게이트에 도착했다.

그런데 아직 탑승을 하지않고 승객들이 기다리고 있다. 얼마나 황당한지...난 정말 혼쭐나게 뛰어 왔는데...

아마 이른 아침 비행기라 우리들 같이 환승시간에 늦은 승객들을 위하고, 환승 시켜야 할 짐들을 받아 싣기 위해서인것 같다.

곧이어 탑승이 시작되고 20분 늦게 08:20에 출발했다. 비행기가 출발하자 말자 졸음속으로 빠져 들었다.

밤비행기 타고 왔고, 짧은 시간내에 비행기 갈아 타느라 긴장했던것 같다.

 

 

 

 

 

 

자카르타에 내려 도착비자를 받을려고 기다리는데 뭔가 머리속이 찜찜함을 느꼈다.

얼른 배낭을 열어보니 테블릿 피시가 보이지 않는다. 작년 블랙플라이데이때 미국 딸아이가 사주어 무거운 노트북 대신에

갖고다니며 애용했던 것이고, 모든 서류, 동영상, 사진들이 그 속에 들어있는데, 당장 인도네시아에서 직원들 훈련을 시키고,

상담하는데 사용해야 하는 자료들이 모두 그 안에 들어 있는데....

반둥에 도착하자 말자 방콕공항을 검색하여 분실문 센터(Lost & Found)로 메일을 보내고 답을 기다렸다.

일이 끝나도록 답이 없어서 두어번 더 메일을 보냈지만 역시 답이 없었다.

 

돌아오는날(5/28), 방콕을 경유하는 시간이 7시간이나 여유스러워 마음먹고 운동화 끈 단단히 조여 매고 테블릿피시를 찾아나섰다.

오후 4시에 방콕에 도착하여 안내 테스크에 자초지종을 이야기 하여 분실물 센터에 내 테블릿피시가 있는걸 확인했다.

안내 데스크의 여직원은 성의있게 30여분을 이곳 저곳 전화해 보고 열심히 알아봐 주었다. 정말 고맙고 예쁜 여직원이다.

보라색 커버의 내 테블릿피시가 있단다. 그런데 이걸 찾으려면 태국 입국수속을 마치고 4층 5번 출구에 있는 분실물센터로

가서, 그걸 찾아서 다시 태국 출국수속(Immigration)을 받아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그리고 공항세도 25달러 내야 한단다.

 

 

 

 

 

 

다시 타이항공 사무실을 찾아나섰다. 25달러의 공항세를 내지 않을려고 타이항공 직원을 대동하고 출입국수속하는곳에

같이 가서 통과여객임을 확인받고, 분실물을 찾은후 다시 돌아오는데 협조해 달라며 졸라댓다. 그런데 직원이 분실물센터로

전화를 해 보더니 오후 5시에 사무실문을 닫았으니 내일 받아 가던지 아니면 한국으로 보낼테니 한국에서 받으란다.

아무리 사정해도 않된단다. 하는수 없이 한국에서 받기로 하고 출발 게이트로 돌아오는데 발길이 무거움을 느끼고 곧 이어

다시 다른 안내 데스크를 찾아 나섰다.

내 자식 같이 항상 애지중지하며 간직하고 다니는 물건을 코앞에 버려두고 찾아가지 않으면 않될것 같은 간절한 마음이 들었다. 

그냥 두고 가면 내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아서도 찾아 가야겠다.

 

안내 데스크의 안내 여직원한테 분실물셑터 직원을 전화로 불러 바꿔 달라고 했다.

내가 직접 분실물 센터 직원한테 사정을 하던, 공갈을 치던 내가 해결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전화를 바꿔 받었다.

전화를 받자 말자 직원한테 먼저 내 물건의 분실물 번호부터 확인받어 적었다.그리고 내가 내 물건을 코앞에 두고 한국으로

돌아가서 늦게 받기 보다는 어쩌면 잊어버릴수도 있으니 지금 받어 가야겠다며 사정하며, 또 강하게 내 의지를 이야기 했다.

그러면서 서로 몇마디를 더 주고 받고 했다. 그랬더니 직원이 내 의지를 알아들었는지 주겠다며 바깥으로 나오라고 한다.

태국 입국 수속을 마치고 Lost & Found센터로 찾아가니 직원이 여권을 보고 몇가지 확인하더니 돌려준다.

별로 비싸지도 않는 물건이지만 얼마나 반가운지....해외출장때 필요한 모든 자료가 그 안에 있다.

집나가 잃어버린 자식을 만난듯 반가워 직원과 하이파이브를 했다. 고맙소, 고마워.....

 

 

 

 

 

 

다시 출국수속을 마치고 게이트로 돌아오니 오후 6:30이 넘었다. 그런데 옛날에는 방콕공항에 공항세를 받었는데 요즘은

항공권에 공항세가 포함된 가격이라 받지않는다고 한다. 좀 어렵게 잃어버린 물건을 돌려 받었지만 공항세도 벌어서 직원과

식당에 앉아 생맥주 마시며 영어가 나를 만나 꽤나 고생 했다며 한참 웃었다.

 

이번 해외출장은 모두 태국 방콕을 경유지로 해서 다녔다.

베트남, 파키스탄, 인도네시아로 가야하니 타이항공을 이용하고 방콕을 경유지로 하는게 제일 값싸고 편리해서다.

 

테블릿피시 분실 헤프닝은 이번 해외 출장에서 내 나이가 많이 들었다는 걸 실감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된것 같다.

나이에 장사 없다는 말을 많이 들어오면서도 크게 실감하지 않으며 지내왔는데 지금에야 깨닫게 된것 같다.

그래도 더운 날씨를 이겨가며 3개국을 강행군 할수 있는 체력을 내게 준 부모님께 감사 드린다.

 

7월초에 실크로드 트랙킹을 갈려면 내일 부터 산엘 열심히 다니며 몸을 가꾸어야겠다.

 

 

 

 

 

 

 

 

 

 

 

팡랑에서 한시간여 걸리는 탑참이라는 역에서 만난 베트남 할머니들이다.

두 할머니는 자매간인것 같다. 한 할머니는 눈이 보이지 않는지 다른 할머니가 손잡고 같이 다닌다.

그런데 휴대폰을 꺼내 들더니 한참을 전화를 건다.

이곳도 공중전화가 발달하기 보다 먼저 휴대폰이 앞서가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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