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휴대폰 분실사건-파키스탄 출장

master 42 2017. 12. 2. 00:17


                                  아프리카 탄자니아 킬리만자(5,895m)로 가는길.  -2010, 08, 20-



한달여전 부터 파키스탄 출장이 잡혀져 있어서 11월 15일 새벽 3시 인천공항행 고속버스로 인청공항에 도착하고,

곧바로 체크인 했다. 간단히 식사를 하고 게이트에서 기다리는데 계속 걸려온 전화로 긴 시간 통화했더니 전화기 바테리 

잔량이 얼마 남지 않아 마침 앉아있던 의자옆에 충전기가 있어서 충전을 시작했다.

10시가 다되었을 쯤 같이가는 직원이 탑승할 시간이라며 게이트에서 불러서 얼른 배낭메고 비행기에 올라탔다.

좌석에 앉아 아침에 보지 못했던 조간신문을 어느 정도 보고 있노라니 안내방송이 귓전을 스치고 지나간다.

그 방송에서 비행안전을 위해 전자기기의 전원을 끄라는 이야기를 듣는 순간 오른쪽 바지 주머니로 손이 가고 

휴대폰이 없다는 사실을 느끼는 순간 내 몸이 반사적으로 비행기 입구로 달려갔다.


그러나 비행기의 문은 잠겨있고 조그마한 망창으로 바깥을 보니 탑승브릿지가 비행기에서 서서히 멀어져 가고 있었다.

승무원에게 사정 이야기를 해도 항공안전보안상 문은 열수 없다고 한다.

얼른 포기하고 자리로 돌아와 직원의 휴대폰으로 게이트앞에서 충전하고 있는 내 전화기로 전화를 걸었다. 

비행기가 활주로로 움직이는 동안 여러번 시도를 하며 신호를 보내는데도 내 전화를 받는 사람이 없다. 

이러다간 비행기가 뜨면 않되겠다 싶어 공장에서 일하고 있는 공장장 한테로 전화를 걸어 사정 이야기를 하며

계속 신호를 보내어 받는 사람이 있으면 분실물 센터로 보내 주도록 부탁했다.

그리고 비행기는 요란한 굉음을 뿜어대며 하늘위를 날아 올랐다. 

하늘위로 올라가는 순간 마음이 엄청 편해졌다. 전화기로 부터 자유로워 졌다.


내 전화기는 아마 누가 발견했더라도 탐이나서 갖고가지는 안을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5년이 넘은 구식인데다 지난 1월, 파키스탄 출장다녀오다가 보안검색대에서 떨어뜨려 모니터가 금이 갔었는데 지난 6월

공장 이사할때 또 떨어뜨려 전화기 아랫부분에 금이 많이 생겨 요즘은 몇가지 크릭하는데도 불편을 느끼는 전화기다.

쓰는데는 크게 불편하지 않아 그냥 쓰고 있다. 곧 공짜폰이 나온다고 하여 새 전화기를 기다리고 있던 중이었다.

사진, 문자, 카톡, 왓츠앱등 많은 기능을 누리며 즐기는데는 아무런 어려움이 없으니 그냥 갖고다녔다.

그러니 분실하고, 누군가 주웠을때 내 전화기를 탐낼사람은 없을거라는 확신을 갖고있다.

아마 주은 사람은 이렇게 중얼거렸을거라 생각한다. 

"뭐야! 이게 전화기야? 어떤넘 건지는 모르지만 더럽게 썼네...."


아닌게 아니라 나도 잊어버려도 하나도 아깝지 않는 전화기다. 다만 그 안에 저장된 전화번호가 아쉬울 뿐이다.

그래서 간절히 찾을려고 하는 이유다. 내 모든 자료, 국내, 국외의 내 고객의 많은 전화번호가 그 속에 있다.

만약 전화번호를 영영 잊어버린다면 난 사업에 엄청스럽게 불편을 느낄것이다.

휴대폰을 갖기 시작하고 부터 난 전화번호를 외우는 능력을 잊어버렸다.

겨우 집전화번호, 공장전화번호 정도만 외우고 있을 뿐이다. 아들,딸의 전화번호도 모른다.

옛날에 적어둔 전화번호 수첩이 책상설합속에 잠자고 있다. 옛날 사용했던 폴더폰, 스마트폰도 보관하고 있다. 

만약 전화기를 잊어버렸을때 다시 찾아 새 전화기로 옮겨 담을 수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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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 카라치 공항에 도착하여 갖고간 그곳 전화기를 꺼내 들고 전회속에 오랜동안 묻혀있던 한국의 전화번호를 

하나하나 발굴하기 시작했다. 우선 공장장 한테 전화하니 충전하다 잊고 떠난 내 휴대폰은 공항내 청소하는 분이 

지나다가 발견하고 공장장과 통화하여 분실물 센터로 보냈다고 한다. 그럼됐지 뭐...

카라치에 있는동안 태블릿피시로 와이파이를 연결하여 각국의 바이어들과 메일을 주고 받으니 불편이 없다.

한편 한국에서 걸려오는 쓸데없는 많은 전화를 받지않으니 엄청 편했다. 

필요한 전화는 내가 갖고있는 현지 전화기(노키아 폴더폰)를 사용하니 전혀 불편을 느끼지 못한다.

만약 한국 휴대폰으로 한국으로 전화 할려면 1분에 2800원이 든다. 

좀 중요한 업무적인 전화를 할려면 보통 10,000~20,000원은 보통이다. 

그러나 현지 전화기로 전화할때 6000~12,000원 충전시켜 두면 열흘정도 여유스럽게 통화해도 남는다.


11월 25일, 저녁 8시에 귀국하고 곧 바로 인천공항 지하1층에 있는 분실물센터로 가서 전화기를 찾었다.

전화기를 건네주는 여직원이 "우리가 전화기를 깨트리지 않었어요"라고 한다.

갖고다니던 보조 충전기로 충전하며 걸려왔던 전화를 하나하나 체크해봤다.

먼저 포항사는 며느리가 보낸 문자는 손자가 수능예비 소집중에 포항에 지진이 크게나서 아수라장이 되었다는 소식이다.

곧 바로 아들한테 전화해서 위로하고 수능시험 끝낸 손자한테는 큰일 했다며 격려해 주었다.


정말 이제는 나이를 느낀다.

여러해 전에 여권을 잊고, 갖고가지 않아 대구공항, 부산공항에서 택시로 운반시켰던 아찔했던 순간도 있었고, 2~3년전 

두번이나 테블릿피시를 태국공항과 인도공항에서 분실했다 찾었던 일들, 이번에는 휴대폰을 분실해서 찾었다.

다음에는 무엇을 잊을런지, 분실할런지 불안하다.

나이탓이라고 하기 보다는 매사에 신중하지 못한것 같아 나를 다시 돌아보게된다.


닥아올 앞일을 알 수 없으니 겁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