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01. 08, 오늘 세로토레를 찾아가는 날이다.
그러나 먼저 오늘 트랙킹을 마치고 밤 9시 버스로 아르헨티나를 떠나 칠레로 갈려고 체크아웃을 하고 짐을 맏겨 둔다.
C형은 이번 트랙킹 계획을 만들때 세로토레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가는 계곡길을 택하지 않고
다른 트랙킹 포인트에 비해 잘 알려져 있지않은 Tumbado 포인트로 가는 길을 택했다.
하지만 이곳 Tumbado는 피츠로이, 세로토레와 엘 찬텐 주변 산들의 파노라마 경치를 볼수 있는 진짜 멋진 트랙킹 포인트다.
그러나 많이 알려져 있지 않는 코스다.
이 길도 편도 10km가 넘는길로 8시간 정도 걸린다.
이 길로해서 올라가면 계곡길과 달리 Tumbado 언덕위에서 피츠로이와 세로토레를 한눈에 바라볼수 있다.
넓은 조망으로 엘 찬텐의 유명한 산군들을 모두 조망할 수 있다.
엘 찬텐 도착 하던날 독수리(콘도르)봉과 Aguilas봉을 트랙킹 할때 봐 뒀던 길안내판에서 오른쪽으로 올라가기 시작한다.
Tumbado 언덕에서 11시 방향으로 세로토레와 피츠로이가 보인다.
입구에 들어서면서 부터 피츠로이가 산등성이 넘어로 보이기 시작하고 한동안 오른쪽으로 동무하며 같이 올라간다.
얼마 올라가지않아 엘 찬텐 마을이 뒤로 보이고 곧 이어 야생화가 널부러지게 핀 언덕을 올라간다.
올라가는 길 하늘위로 쪽빛 하늘이 눈이 시리도록 파아랗다.
오늘 따라 뭉게구름이 하늘 풍경을 더 아름답게 느끼게 만든다.
멀리 보이는 피츠로이 봉에 올라탄 구름모자도, 그 목덜미를 휘감은 실크 스카프 같은 옅은 구름도 더 신비롭게 보인다.
멀리로 보이는 경치는 내 눈에 마음데로 굴려가며 즐기며 보고, 바로 앞에서 보는 경치는 압도당하는 벅찬 감격을 느끼며 본다.
한시간 이상을 이런 경사진 풍경으로 올라간다.
피츠로이 산행때 보다는 올라가는 사람들이 많이 보이지 않는다. 아마 덜 알려져 있기 때문인것 같다.
바위 언덕위에 대롱대롱 걸려있는 바위가 곧 굴러 떨어질것 같다.
그 큰 바위를 돌 하나가 못 굴러가게 쐐기 역활을 하고 있다.
경사진 길을 따라 한시간 반을 넘어서니 목장 지대가 나타난다.
젖소 같기도 하고 육우 같기도 하다. 돌보는 목동도 않보인다.
송아지들이 어미소를 따라 다니며 풀을 뜯는다. 어린 풀만 뜯어먹지 웃자란 풀은 절대로 먹지 않는다.
주의 경고판에 소 근처로 가지 말라고 한다.
송아지를 보호 할려는 어미소가 덤벼 사고가 나는걸 염려 해서다.
이 목장을 지나면 Tunbado로 가는 길과 Toro 호수로 가는길로 갈라지는 갈림길이 나온다.
Toro 호수쪽으로 가는길은 출발지점에서 편도 15km 로 하룻만에 왕복 하기에는 먼 길이다.
보통 캠핑장비를 갖고 가서 그 곳에서 야영을 하고 돌아오는 코스다.
이곳 까지 오면서 중간쯤에서 만나 같이 걸었던 미국에서 온 젊은 남녀가 이곳에서 Toro호수쪽으로 간다고 한다.
메고온 캠핑 장비들이 만만찮은 무게로 보이지만 젊은이들 한테는 보통의 무게인지 빠른 걸음으로 숲속으로 사라진다.
목장 지대를 지나니 숲길이 나온다.
고사목들이 지천으로 깔려있고, 그 사이로 야생화들이 군락을 이루고 피어있다.
어떤 나무들은 아래 사진과 같이 둥치 중간쯤에 볼룩하게 나무살을 만들어 자라고 있다.
경사길이 만만치않아 많이 힘들게 올라간다.
난 이맘때쯤 약간의 허기를 느끼게 되니 혈당치가 더 내려가지않게 초코렛과 에너지바를 먹어 혈당치를 유지시킨다.
난 당뇨는 없지만 체질적으로 허기를 느끼면 혈당치가 내려가서 그 시간을 놓치면 식은땀이 나고, 심하면 경련이 일어난다.
아마 이런 체질은 가계인것 같다. 아버님이 그랬고, 내 아들도 그러하니 매사에 조심하고 필수적으로 당분을 준비해 갖고 다닌다.
이 숲이 끝나는 지점에서 우리는 아침에 출발할때 사갖고온 센드위치를 점심 요기로 먹는다.
숲을 지나자 말자 콩알 보다 더 큰 우박이 쏟아진다.
이곳 부터 나무는 아예 자라지 않고 낮은 풀과 야생화만 피어 있는데 얼마지나지 않아 돌밭길로 연결된다.
이곳으로 부터 Tumbado 까지 20~45도의 만만치 않는 경사길이 길게 늘어져 있다.
노란 막대기를 따라 마지막 힘을 쏟아 올라간다.
한참을 올라가니 피츠로이 봉우리가 서서히 보이고 연이어 눈덮인 산군들과 세로토레 봉우리가 보인다.
우박은 세차게, 약하게 계속 내리고 있고, 바람도 강하게 불어온다.
먼저 올라간 트랙커들이 발 빠르게 내려온다.
모두들 엄지손가락을 치켜 세우며 최고라고 한다.
1시간여를 힘들여 올라오니 큰 억덕위에 올라섰고, Tumbado 팻말이 보이고,
눈앞에 펼쳐진 파노라마에 ....
오후 1시 45분, 드디어 Tumbado에 올랐다.
세로토레, 피츠로이 그리고 힌눈덮인 산군들이 파노라마로 눈앞에 나타났다.
칼질해서 만든 목각같은 모양의 세로토레봉, 그 앞에 뒤와 옆 모습을 보이고 있는 송곳니 같은 피츠로이봉이 오늘따라 구름없는 맑은 모습이다.
물론 계곡 따라 세로토레로 갔으면 또 다른 경치를 볼수 있었겠지만 그런 경치들은 인터넷에서 많이 봤기에
오늘 올라온 Tumbado코스가 새로운 맛이 난다.
Tumbado에서 한동안 머물며 사진 찍기를 즐기다가 바람이 강하게 불고 우박도 멈추지 않아 내려온다.
내려오는길을 내려다 보니 올라왔던 길이 만만치 안었던것 같다.
내려오던 길에 마음의 여유가 많이 생겨서 그런지 척박한 돌길을 헤집고 피어있는 야생화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맨머저 눈에 들어온 화려한 꽃이 너무 신기해서 지나가는 사람한테 물으니 그곳말로 무어라고 하며 스마트폰을 검색하여
보여 주는데 꽃의 의미가 귀여운 어린아이 신발이라고 한다.
내려오며 많은 야생화들을 담아왔다.
오후 5시 30분, 엘 찬텐 마을에 내려왔다.
그런데 내려오던 길이 왜 그리 지루하던지... 나중에는 어제 피츠로이 올라갔을때와 같이 좀 지쳤다.
내려오자 말자 곧 바로 숙소옆에 있는 식당으로 들어갔다.
양고기 스테이크를 시키고 우선 맥주 부터 시켜 오늘의 등정을 자축하며 시원하게 한잔 ....
그런데 파타고니아 트랙킹 내내 음식을 시키면 그 량이 너무 많아 1인분은 거의 남길 정도였다.
그래서 두세번 실패(?)를 딛고 돌아올때 까지1인분만 시켜 먹었다. 그 량만해도 충분했다는....
오늘도 1인분의 양고기 스테이크를 시켜 반으로 나누어 먹었다.
아르헨티나의 킬메스 맥주는 괜찮은 맛이다.
자축 만찬(?)을 끝내고 이틀 묵었던 숙소에서 아침에 맏겨둔 짐을 찾아 버스 터미널로 간다.
중부 파타고니아로 부터 북부 파타고니아로 올라갈려고 했던 계획을 교통편이 여의치 않아 전면 수정해서
밤 버스로 10시간 걸려서 국경 도시 안티고스로 가서 국경을 넘어 칠레의 칠레치코로 가야한다.
내일 부터는 칠레로 들어간다.
그리고 중부 파타고니아의 작은 도시, 마을들을 찾아다닐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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