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주변 이야기

언텍트, 뉴 노멀 시대를 준비하며..

master 42 2020. 6. 8. 20:19

과테말라로 보낼 기계

 

금년 들어서 조짐을 보이던 코로나 바이러스가 2월 들어서 부터는 밀물처럼 밀려들어 내가 살고있는 대구는

한때 공포의 도시로 변해갔다. 또 전국이 마비된 듯 움직임이 없었고, 경제 또한 급속히 마비되어갔다.

내게도 해외 주문 마비증세가 급속히 다가왔다. 해외에서 오던 상담이 끊어지기 시작하는 조짐을 알고

얼른 적극적으로 오래된 바이어들을 찾아 나섰다.

그러나 그들도 셧다운 상태라 서서히 기다려 보자고만 했다.

 

3월 중순경,  에멜무지로 2년 전에 상담이 이루어질 듯하다가 갑자기 중단된 과테말라 바이어한테

메일을 보냈더니 다행히 연결되어 1달여 만에 주문을 받았다.

이 바이어는 한동안 한국, 중국, 터키 기계를 놓고 상당히 고민했다고 한다.

그러나 10여 년 동안 고장 없이 사용하는 한국 기계를 믿는다며 주문했다.

주문받은 기계는 6월 초 마무리 작업을 끝내고 어제 포장을 완료하고 6월 10일 컨테이너에 실어 보낸다. 

 

주문받은 기계를 만들던 중에 코로나가 사라질 기미가 보이지 않아 크게 걱정하고 있다.

과테말라까지 갈려면 미국이나 멕시코를 거쳐 가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물론이려니와 거쳐 가야 할 나라들이

모두 문 걸어 잠그고 있으니 한 달 후에 도착하는 기계를 누가 시운전, 운전교육을 시키는가가 문제다.

그래서 생각해낸 아이디어가 언텍트 시대에 맞는 기계 운전 매뉴얼을 만들어 보기로 했다.

이전까지는 나와 전기기사가 직접 가서 시운전, 교육을 시켰다. 파키스탄에는 AS 기사를 훈련시켜

우리 쪽에서 가지 않아도 큰 문제없이 잘 진행되고 있다. 또 일어나는 문제는 온라인으로 해결할 수 있다.

 

난 요즘 과테말라 바이어를 위해 새로운 기계조립, 운전 매뉴얼을 만들고 있다.

매뉴얼과 동영상을 상세히 만들지만 그래도 첫 시도라 잘 되지 않으면 온라인으로 설명하고

그들의 질문에 하나하나 응해야 한다. 현지 기사들을 이용해 언텍트 기계조립과 운전을 위해

지금 까지 시도하지 안 했던 일이다.

어쩌면 New normal이라고 할 수 있다. 미래를 위해 준비한다고 생각하고 열심히 만들고 있다.

기계를 보내고 한 달 후 도착하니 매뉴얼을 보완할 수 있는 기간은 많지만 처음 시도하는 일이라 걱정이 많다.

 

그러나 이 공장의 기술 수준을 점검해 볼 기회가 있어서 크게 걱정은 하지 안아도 될 것 같기도 하다.

얼마 전에 이 공장에서 10년 전에 보냈던 기계가 갑자기 돌아가지 않는다 해서 온라인으로 점검해 보니

PLC (programable logic controller) 프로그램이 모두 사라졌다.

프로그램을 유지시켜주는 바테리가 수명을 다했기 때문이다. 온라인으로 보관하고 있던 프로그램을 보내고,

LG 바테리를 구해서 다시 기계를 돌려주니 고맙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사진, 동영상 편집에 휴대폰을 이용하니 굉장히 편리하다.

10년 전에는 DSLR 카메라와 캠코더를 이용해 편집했는데 이제는 그것들은 선반에서 먼지만 타고 있다.

우리가 살아가기 너무 좋은 세상이다.

 

그나저나 언제 코로나의 먹구름이 걷히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