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때 해외에서 받은 오더는 금년 말 까지 배에 실어 보내야 하니 추석 연휴를 마치기도 전에 그 준비에 바쁘게 돌입했다. 내가 사업이랍시고 시작한 후 처음으로 단기간(3개월)에 납품해야 하는 기계를 가장 많이(13대) 주문 받았고, 또 빨리 실어 보내야 하니 걱정 할 시간도 아까워서 도면 정리에서 부터 자재, 부품 준비 까지 지금 바쁘게 지내고 있다.
그러니 TV에서 소개하는 가을 경치나 친구들이 카톡으로 보내오는 유명 가을 단풍경치 관광지는 눈에 들어오지도 않는다. 금년에 내게는 가을이 없다.
가을... 그거 잊을 란다. 10월의 마지막 밤도...
저녁에 잠들기 전에 내일 할 일들을 정리해 두고 아침에 일어나 부품 가공공장으로 가서 독려하고 완성된 부품을 갖고 온다. 대부분 부품 공장 사장들은 40대 들이라 나 보다 30년은 더 후배들이다. 그러니 좀 어렵게 대하기도 하지만 내가 직접 찾아가서 부탁하니 잘 만들어 준다. 항상 고맙게 생각한다. 또 중국과의 덤핑 경쟁에 이겨서 따온 오더라고 했더니 가격도 잘 해준다. 그러면서 요즘 같은 어려운 코로나 시대에 같이 일 하는 것만도 좋다고 하며 내게 위로를 준다.
그런데 갑작스레 주문 받은 기계를 만들려니 운영자금이 많이 필요하다. 자체 공장에서 다 만들 수 없으니 외주 업체에 부탁하여 만들어야 하고, 가장 필요한 미싱 헤드를 일본에서 수입해야 한다. 그 자금이 부담스러워 평소에 거래하던 은행에 찾아가서 운영자금 대출을 부탁했다. 며칠 말미를 달라고 해서 기다렸더니 결과는 대출이 불가능 하다는 것이다.
신용도도 높고, 대출여력도 많은데 왜 그러냐고 물으니 정부 부동산 정책 때문이란다.
대출받아 아파트(부동산) 사는 사람들이 많아 대출을 엄격히 규제하고 있단다.
만약 공장을 짓는다면 건축업자와의 계약서를 첨부해야 하고, 기계 설비를 구매할려면 구매 계약서를 첨부해야 한단다. 대출금은 은행이 직접 계약처에 바로 지급 한단다.
이러하니 3개월 동안 내가 필요한 운영자금은 대출해 줄 수 없다고 한다.
하는 수 없이 급히 선적계획을 수정했다. 경비를 줄이기 위해 한꺼번에 실어 보내기로 했던 계획을 2번으로 분할선적 하겠다고 바이어측에 통보해서 허락을 받았다.
먼저 30여년을 거래해 온 일본의 미싱 상사에 전화를 해서 사정을 이야기하고 x억x천만원이나 되는 미싱 대금은 1차 선적을 마치고 수출대금이 나오는 즉시 송금 하겠다고 했더니 좋다고 했다. 전혀 걱정 하지 말라며 오랫동안 거래해줘서 고맙다는 인사말 까지 들었다.
그에 힘을 얻어 국내 베어링, 철재, 알미늄 프로파일, 모오터 등등 자재 납품 업체를 찾아가서 사정 이야기를 하니 모두들 걱정 하지 말라고 한다.
롤러 가공 업체, 부품 가공 업체들도 한 달반은 기다릴 수 있다며 호의를 베풀어 준다.
모두들 코로나 때문에 불경기였는데 내 주문 때문에 신난다며 용기를 보내 준다.
아마 이렇게 만든 기계가 파키스탄 내 거래 공장에서 싱싱 돌아가면 난 코로나 블루를 이기고 다시 활기를 찾을 것 같다. 그리고 중국을 상대 할 저력을 다시 키워야겠다.
바쁘게 다니며 일하니 재미있고, 활력도 솟구친다.
한동안 코로나 블루에 빠져 힘들어 했는데, 쉽게 멀어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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