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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지 않는 꽃은 없다.

하루

by master 42 2021. 3. 12.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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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살 2월, 친구와 베트남 종주 트랙킹때 북쪽 사파 박하시장에서 만난 몽족일가, 우리도 같이 쌀국수(PHO)를 먹었다.

 

지난 추석 때 부터 해외에서 주문이 폭주 되어 명절도 명절답게 보내지 못 할 정도로 바쁘게 만들어 보내고 또 보냈다.

이제 그 주문 폭주를 어느 정도 소화된 것 같아 조금은 느긋하게 일상으로 돌아온 것 같다.

추운 겨울에 문 걸어 잠그고 일했는데 요즘은 문 열어놓고 봄바람에 느끼는 따스함을 만끽하고 있다.

화단에 심어놓은 유체(시나나빠)와 시금치도 얼마 전 부터 온상 비닐을 벗겼더니 쑥쑥 더 자라는 것 같다.

벌써 두어 번 솎아서 된장 짤박하게 끓여 밥 비벼 먹었더니 봄기운이 몸으로 스며드는 것 같다.

 

3월 들어서는 일요일 마다 남쪽으로 등산 다녔다. 남쪽 산 등산길에는 춘란이 꽃대를 세우고 피어나기 시작한다.

집에 있는 난도 꽃대가 올라와 향기를 뿜는 것 같다. 등산길에서 만났던 꽃대 올라오는 춘란을 볼 때 마다 자연의

경이로움을 느낀다. 풀꽃시인 나태주가 이야기 했듯이 시기가 다를 뿐 피지 않는 꽃은 없다고 한다.

기죽지 말고 살아봐/꽃 피워봐/참 좋아라고 했다.

성공에 너무 늦은 때란 없다는 평범한 진리를 떠 올리게 한다.

 

난 지금 하고 있는 일에 50여년을 바보처럼 매달렸다. 그러나 나이 50에 시작한 일이 자동화 붐을 타고 초기에

자리 잡는데 좋은 기회였다. 그러나 국내 시장이 좁아서 미래가 밝지 못함을 직감하고 또 안주할 수 없어서

50대 끝자락에 해외시장 개척에 나섰다. 인도, 파키스탄,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지로 바이어들을 찾아 나섰다.

그러나 해외 시장은 그리 녹록하지 않았다. 맨땅에 헤딩하기로 시작했으니 6~7년을 보냈다. 그 속에는 IMF

시련도 함께 당했다. 또 내가 만들고 있던 기계가 세계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많은 부분을 UP GRADE시켰다.

 

IMF가 끝나고 파키스탄에서 받은 첫 주문이 5대였다.

그때부터 지금 까지 파키스탄의 산업도시 카라치에 내가 만든 기계 150대가 돌아가고 있다.

내 나이 80이지만 아직도 해외에서 주문이 오고 있고 또 계속 만들고 있다.

아마 난 늦게 피는 꽃인가 보다. (LATE BLOOMER)

그 동안 기죽지 않고 열심히 살아왔더니, 또 이렇게 꽃피워 보니,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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