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주변 이야기

쉬어가며 즐기며...

master 42 2023. 8. 5. 05:55

매일 방송이나 신문 지상으로 전 세계의 이상기후 현상을 대서특필하고 있어서 이제는 좀 무감각해지고 있다. 그러나 대구는 너무 더워 대프리카라고 한다. 올해는 아마 한국 전체가 달아오르니 코프리카로 불러도 될 것 같다. 내가 만드는 기계는 30여년 전 창업 때부터 외주업체를 선정하여 하청 제작하여 만들어 수출하고 있다. 창업하여 공장을 갖고있지 않은 하청업체를 내 공장에 입주시켜 기계를 제작해 왔다. 처음에는 임대료 없이 시작했으나 몇 년 지나고 부터는 반값 정도의 임대료를 내고 자기 공장 같이 사용하고 있었다. 그러나 나도 나이가 많아져서 작년에 두 개 공장을 아들한테 증여시켰다.

2년 전부터 자가 공장을 갖고 있는 하청업체로 바꿨는데 그 공장이 있는 곳이 6.25때 백선엽 장군이 마지막 사수했던 다부동 고갯마루 근처에 있다. 전쟁이 치열했던 다부동 유학산의 해발 고도가 높아 겨울이면 춥지만, 요즘 같은 여름 더위 때는 시내보다는 2~3도 정도 온도 차이가 나니 많이 시원하다. 대형 선풍기 2~3세대 정도면 충분하다. 교통이 좋아지고 물류가 발달하여 자재나 부품 납품이 쉬워져서 기계 제작 공장이 꼭 시내나 가깝게 있을 필요를 느끼지 못하고 많은 공장들이 시외로 나간다.

펜데믹 이후 해외 바이어들의 기계 사양 선택 기준이 좀 바뀌어 가고 있다. 코로나가 확산되고 해외 바이어들이 내 기계를 많이 구매해 갔는데 이제는 좀 더 정교하고 편리한 기계를 원하는 추세다. 종래의 기계는 타월의 양쪽 변사를 빠른 속도(20m/)로 정확하게 미싱으로 마무리해 주면 됐는데, 올해부터 서서히 라벨(상표)을 자동으로 공급하는 장치를 요구하고 있다. 독일이나 이태리의 메이커들은 오래 전부터 라벨자동공급장치를 개발하였으나 값이 비싸서 대중화되지 못하고 있었다.

나도 바이어들의 요구에 지난 3월 터키 제작자와 합작으로 보통 단순 라벨을 공급하는 장치를 만들었으나 팔리지 않아 바이어들이 필요로하는 4가지 종류의 라벨을 한 장치로 공급할 수 있는 기계장치를 개발하고 있다. 한국에는 한 공장에서 독일제 기계가 한 대 있으나 근접할 수 없어서 그 동안 수집된 자료를 바탕으로 설계를 시작한지 3주 정도 지나니 서서히 완성되어가는 느낌이 든다. 말복이 지나고 아침 저녁으로 서늘한 느낌이 들때면 시뮬레이션을 해 보고 올해 내로 자동라벨공급장치를 완성 시켜야겠다. 나도 나이가 있어서 그런지 설계 속도가 나지 않고 아이디어도 나오지 않아 쉽게 눈이 자꾸 감겨 온다.

쉬어가며 즐기며 하노라면 찬 바람이 불때는 이루어 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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