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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날은 간다

하루

by master 42 2024. 5. 2.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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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전이었는것 같다. 친구와 둘이서 차마고도로 트랙킹 떠났다. 나시마을을 아래로 내려다 보며 봄비 내리던 나시마을을 지나가던 길.

봄은 봄이지만 봄 같이 느껴지지 않으니, 그것도 하루 이틀이 아니니 마음만 답답하다. 최근에 해외 바이어가 매일 전화로 상표자동공급장치를 개발해 달라며 스토커 처럼 애를 먹인다. 난 이제 나이가 많아 개발의 한계에 도달했다고 해도 어거지로 달라든다. 히는 수 없이 작년에 설계해둔 도면을 꺼내 놓고 검토를 해 보니 수정해야 할 부분이 많아 돋보기 쓰고 컴퓨터 앞에 앉아 수정설계를 하는데 1시간을 넘기지 못하고 눈이 엄청 아프다. 이러기를 나흘째 컴과 싸우고 있는데 오늘 고등학교 동창회장 한테서 동창회보를 보내와서 펼쳐보니 눈이 시원해 진다. 블로거 여러분들께 이 봄을 즐겨보자며 "봄날은 간다"를 올려 봅니다.

오월이면 늘 생각나는 노래 봄날은 간다6.25전쟁이 할퀴고 간 1954년 손로원 작시, 박시춘 작곡, 백설희의 노래로 당시의 시대상과 3차대전에 못지않은 동족상잔의 국제전을 치룬 국민들에게 큰 위안을 주었던 노래였습니다. 전쟁이 남긴 폐허와 좌절가운데서 ''이라는 소재로 새로운 삶을 일깨워주기도 했습니다만 봄이 갖고 있는 밝고 화창하고 싱그러운 이미지와는 다르게 우리의 전통적인 기본정서인 애잔한 그리움과 아쉬움을 담고 있기도 합니다. 작시를 한 손로원은 초등학교도 졸업하지 못했으나 50~60년대 반야월(진방남)과 함께 우리나라 작사계의 양대 산맥을 이루었으며 그의 어머니가 40이 넘도록 장가를 못간 외아들의 잔칫날에 입으려고 마련한 연분홍치마를 입어보지도 못하고 전쟁 중에 돌아가시게 되니 울면서 이 노랫말을 섰다고 전합니다.


이러한 사연 탓인지 해마다 봄만 되면 다시 유행하여 전후의 고통과 좌절에서 헤어나기 위한 거국적인 재건노력과 조국의 근대화과정에서 희생을 강요당하기만 했던 우리어머니와 누나들의 아픔을 대변해준 노래이기도 했습니다. 봄날은 간다는 당시 무명가수였던 백설희의 출세작이기도 했으며 반세기가 지나간 2004시인세계가 주관하여 100명의 현역시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노랫말의 설문조사에서 절대다수의 찬성으로 1위에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요즘은 백설희의 낭랑한 목소리보다도 장사익의 찢어지는 쇳소리가 더 정감이 가는 것은 우리도 이재 늙었음을 의미하며 우리고향으로 시집을 와 혹독한 시집살이와 고된 농사일에 지친 어느 아낙의 독백을 4절로 삼아 올려봅니다.
옥양목 적삼이 흙내음에 젖어들더라/ 오늘도 쪽머리 매만지며 기적이 울며가는 경부선길에/ 날이 새면 혼자 울고 날이 지면 함께 웃던/ 덧없는 그 세월에 봄날은 간다,

그러나저러나 이번총선에서 좌파들의 압승으로 대구사람들은 전차에 받힌 기분이지만 너무 걱정하지 맙시다, 내일은 또 내일의 태양이 뜹니다, 철저한 건강관리와 자기성찰로 이번 위기를 돌파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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