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뜨거운 태양이 작열하는 낮거리를 걸어가다가 갑자기 내가 외치는 소리
"비 온다" 옆에 같이가던 사람들은 뜬금없는 소리에 힐끗 나를 처다보고
"이 환한 대낯에 왠비?"라 한다.
그러나 얼마 가지 않아서 소나기가 내린다.
이 이야기는 종종 있었던 사실이다.
내가 대머리라 소나기가 내리기전에 내리는 몇방울의 빗방울을 맞을때면 발끝까지
감지해오는 차거움을 느낀다.
머리숱 많은 사람들이 느끼지 못하는 머리꼮지에 민감한 센서가 있기때문이다.
따뜻한 봄날이건 더운 여름이건 스산한 가을날이건 난 자주 비염이 발생한다.
알레르기 비염이란다.
이에 따르는 천식도 종종 수반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
내 비염은 온도차에 따르는 알레르기 반응으로 일어나는것 이란다.
아무리 더운 여름철에도 선풍기 바람을 얼굴 전면에 쐬지 못한다.
더더우기 에어콘 바람은 얼굴 정면으로 맞지를 못한다.
여름철에 식당에 들어갈때면 항상 에어콘 바람이 미치지 않는 구석진곳을 찾아 앉는다.
특히 봄철에 세수할때 찬물을 얼굴에 끼얹으면 금새 콧물이 나고 재체기를 한다.
그래서 더운 남쪽나라로 해외출장을 갈때라도 기내에서 입을 쉐타를 가방속에 넣고 가다가
기내온도를 감지하고 쉐타를 입는다.
여름철에도 긴팔 남방을 좋아한다.
물론 에어콘을 켜두고 잠자지 않는다.
더우기 내 차안에 에어콘은 가장낮은 회전수로 돌리면서 바람방향을 얼굴과
반대되게 돌려놓는다.
내 온몸이,특히 얼굴이 온도차를 금새 감지할수 있는 센서뭉치인것 같다.
내가 친구들에게 농담으로 하는말 "내가 클때 워낙 귀하게 커서,여름철에
삼베 이불덮고 유모가 살랑살랑 흔드는 부체 바람에 잠들었지...."ㅎㅎㅎㅎ
지하철,비행기 기차안 같은 곳에서 옆사람으로 부터 향수냄새를 맡을때나,
신나나 방향족계통(벤젠,톨루엔,키실렌,솔벤트등)의 용제의 냄새를 맡는 순간 재체기를 해댄다.
이것또한 기관지를 보호할려는 몸자체의 알레르기 반응 때문이란다.
그래서 나 자신도 향수를 몸에 뿌리지를 않는다.
친구들은 나이가 들면 몸에서 냄새가 나니 가벼운 향수를 뿌려야 남에게 결례가
되지 않는다고 하지만....
얼마전 서울의 딸이 향기가 진한 스킨로션을 사주기에 평소에 바르지않던
스킨을 바르고 나오는데 계속 재체기를 하기에 얼굴을 다시 씼은적이 있다.
작년에 인도에 갔을때 바이어가 부인을 데리고 나와서 아주 고급스런 호텔 식당으로
초대되어 식사대접을 받은적이 있다.
호텔식당으로 가는 차속에서 부인이 풍기는 향수에 재체기가 나오기 시작하는것을 억지로
참고 있었는데 식당이란 곳엘 들어갔더니 더운철의 인도라서 그런지 강한 냉방 때문에
참었던 재체기가 나오기 시작하면서 천식이 발동하지 않는가, 식사도중에 천식이
심하여 얼른 식사를 마치고 그곳을 나온적이 있었다.
나는 손이나 몸에 물기를 느끼면 금새 오줌이 나올려고 한다.그래서 얼른 소변을 본다.
하도 이상하여 비뇨기과 전문의에게 물어보았더니 사람의 피부에는 약간의
그런 센서(?)가 있단다.
심하거나 둔하거나의 차이가 있을뿐이란다.
나는 그런 반응이 아주 심하단다.
목욕탕이나 해수욕장,풀장에 들어갈때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미리 소변을 보았드래도 들어가는 순간 뇨기를 느껴서 젊을때는
그 내에서 싸버렸던적이 흔히 있었다.
요즈음 샤워라는게 참 편리한것 같다.
샤워할때 섞여서 싰겨내려가니...ㅎㅎㅎ
이렇듯 신경,자율신경을 제외하고도 내 온몸이 센서 투성이고, 자주 반응도 하고하니
주위 사람들에게 실례도 하게되고, 결례도 하게 되는것 같다.
언제쯤 이 센서들이 둔화되어 반응하지 않을런지...
아! 그러나 그렇게 되면 내 몸은 완전히 늙어버리겠지.
내 몸센서가 반응할때가 원기왕성하고 한창 좋을때가 아닐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