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한장이면 충분 하시죠?

하루

by master 42 2005. 5. 5. 21:57

본문


"한장이면 충분 하시죠?"
이런 애교있고 깜직, 깔끔한 표어를 보신적이 있습니까?
오늘 새벽 고속버스를 타고 인천공항엘 다녀왔다.
새벽 05:30분 인천공항행 고속버스를 타고 가서 10:00에 도착해서 6월3일 부터 열리는 
상해 기계전시회에 출품할 기계 조립에 필요한 부품들(사실은 일요일에 들고갈 물건인데 
너무 많아서)을 전해주고 곧바로 10:20 버스로 내려왔다.
올라 가는길에 청원이라는 휴게소에서 아침으로 우동을 한그릇 먹고 있는데 늘씬하고 
쭉쭉빵빵인 아줌마 인지 아가씨인지 하는 젊은 여자가 헐레벌떡 식당으로 들어오더니
식후에 사용하는 티슈를 열장 넘게 훌쩍훌쩍 뽑아 들더니 후다닥 밖으로 내달려 나간다.
나가는 폼이 정말 가관이다.
팔등신 체격에 스카치 체크무늬 주름진 후레아 타입의 미니스커트를 입었는데 바람이 불면 
치마가 마라린 몬로 치마 못잖게 눈요기는 됨직도 하다.
마침 그때가 나도 식사를 거의 마친후라 물먹으러 나오면서 뭔가 싶어서 밖을 처다보니 
아이를 차에 태우고 있는데 뭔가를 흘렸는지 연신 아이옷을 닦아 주고 있는게 아닌가.
아마 그 흔하디 흔한 두루말이 휴지나 주유소에서 주는 휴지도 없었던것 같다.
물을 먹으며 입을 닦으려 티슈를 한장 뽑는데 그 통에 "한장이면 충분 하시죠?"라는
깔끔하고 애교스런 표어가 내 눈에 강하게 보인다.
나는 왠만하면 티슈휴지는 한장으로 충분하게 접어가면서 쓴다.
보통 사람들은 무관심한 표정으로 두장을 박자맞게 "쓰윽 쓱" 뽑아낸다.
그러면서 입술을 쓰윽 문지르고 모자라면 또 "쓰윽 쓱" 한다.
몇년전 인천공항으로 공항을 옮기기전 김포공항 화장실에서 용변을 보는데 젊은 전경이 
들어오더니 손씯고 닦기 위해서 통안에 비치해둔 손닦는 휴지를 한웅큼 뽑아내더니
물에 적시는게 아닌가.
내가 당장 "이봐요, 전경 아저씨, 뭐 하자고 공공의 물건을 그렇게 적셔 가져가는가요?"
하니 그 전경이 소 닭보듯이 나를 흘끔 처다보며 사무실 청소할려고 가져 간다나.
하도 어이가 없어서 전경 사무실에는 틀림없이 공금으로 비치한 걸레가 있을건데 하면서
"당신 상급자가 누군지 가서 만나 봅시다" 하면서 욱박 지르니 별 노인 다 본다는 식으로 
"왜 참견 입니까?' 하길래 언성이 높아지고 사람들이 모였다.
그 전경이 달아나고 내가 전경 사무실에 가서 상급자에게 그 전경의 소행을 따지자 
잘못했다는 사과를 받아냈다.
공중 목욕탕엘 가면 샤워기 앞에 "물을 아껴 씁시다"라던가,  탈의실 거울앞에"타올을 아껴
씁시다"라는 애원의 글귀가 군데군데 적혀있다.
양치질을 하면서, 비누칠을 하면서 샤워를 틀어 놓는 일들을 우리들은 흔히 볼수 있다.
목욕을 마치고 나와서 닦는 타올은 보통 너댓장 정도란다.
나는 한장 아니면 두장이면 충분하다.
한장으로 몸을 닦고, 미심적으면 다른 한장으로 닦으며 옷보관 함으로 온다.
그런다고 목욕값이 내려가지 않는다.
우리들 주위에 이렇게 무관심하게 자원을 낭비하는 습관이 있다.
아마 이런것들이 자기것 들이라면 많이 아낄걸로 믿는다.
식당에서 앉았던 의자를 제자리에 돌려놓지 않고 아무렇게나 놔두고 나온다던지, 
담배 꽁초나 휴지를 아무데나 버리는 일들이 우리들은 무관심하게 버릇처럼 한다.
10여년전, 겨울에 골프를 치는데 지나온 서너홀 뒤에서 불이 일어나서 주위에 있던 전 
풀레이어들과 종업원들이 달려가서 껐다.
그러나 잔디가 탔는건 물론이려니와 주위에 심어놓은 나무가 여러그루 타버렸다.
조사를 하고 보니 우리팀에서 담배 꽁초를 끄지 않은 상태로 하수구에 버렸기에 그곳으로 
부터 불이 번져 나왔던 것이다.
지금 생각으로는 나무 이식비와 잔디 이식비를 합쳐서 거액을 물어 준걸로 알고있다.
요즈음 많이 일어나고 있는 산불도 대부분 무심하게 던지는 담뱃불 때문인걸로 안다.
인천공항 오가며 9시간 걸렸지만 이러한 일들을 느끼고 생각하다 보니 지루하지 않게
다녀왔다.

'하루'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직도 밤은 쌀쌀한 날씨.  (0) 2005.05.20
앞산 순환 도로에는...  (0) 2005.05.07
지금은 고유가 시대  (0) 2005.04.27
황혼여행  (0) 2005.04.22
즐기는 직업  (0) 2005.04.10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