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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밤은 쌀쌀한 날씨.

하루

by master 42 2005. 5. 20.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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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금 코감기에 콧물이 범벅으로 흐른다.
어제 오후, 일찍암치 들어와 자료정리 해놓고 컴에 저장된 사진을 정리하다가 작년에 찍어둔 
동네 도원지(挑園池)에 내 뿜고 있는 분수사진을 보고, 언듯 다시 한번 힘차게 뿜어 올리는 
모습을 찍고 싶어 카메라를 챙겨메고 나갔다.
작년에 찍었던 카메라는 작은 컴팩트 디카라 찍을때나 찍은 사진이 마음에 들지를 않아서
언젠가 새로히 디카를 사면 멋지게 한번 찍어 봐야지 하고 벼르고 있었던 일이다.
도원지가 집 뒤에 있으니 금방 도착했다.
또 집안에 있다가 부리나케 준비해 나갔으니 티셔츠 차림 그대로 였다.
도착하여 물으니 한시간 후에 분수를 가동한단다.
한시간을 기다릴려니 밤 기온이 좀 쌀쌀한게 슬며시 걱정이 되어 집에 돌아가서 윗도리를
걸치고 나올까 하고 생각 했으나 귀찮아 그냥 버티기로 했다.
그런데 40여분이 지나니 몸이 식어지는게 주위에 긴팔 입은 사람들이 부러워 지기 시작하나
그때는 집에 돌아가서 옷을 걸쳐 입고 나올 시간적인 여유가 없게 되었다.
둑 뒷편에 새로 건립한 아파트의 불빛이 물에 반사되어 그런데로 반달과 더불어 이룬 
밤경치와 나들이 나온 사람들을 구경하노라니 시간이 금방 지나갔다.
그렇게 쌀쌀한 날씨를 견뎌가며 기다리니 10시 정각에 경쾌한 시그날 뮤직이 나오며 분수가 
물을 뿜기 시작하니 모였던 사람들이 탄성을 지른다.
나도 그 동안 삼발에 준비해둔 카메라를 줌인하여 적정 앵글 구도속에 분수를 맞추고 
작동할려고 셔터를 눌렀다.
아! 그런데 이 어찌 이런일이...
셔터가 작동하지 않는것이다.
분수는 오색 영롱한 빛갈로 춤을 추며 너울 거리는데 셔터는 꼼짝을 않으니 사람 환장 할 
지경 이다.
새로운 카메라를 사고 한번도 야경을 찍어 보지 않았으니 대책이 무대책 이다.
만약 전쟁터에 한번도 쏴 보지 않은 총을 들고 나갔드라면 전사 당하기 십상이다.
자연과학을 전공한 엔지니어가 이런 바보스런 짓을 했으니...
미리 메뉴얼도 보고 연습도 좀 하고 출사를 했으면 그래도 대책이라도 생각할수 있을건데
도저히 생각나는 대책이 나오지를 않았다.
하는수 없이 임기응변으로 타임과 노출을 올렸다 내렸다 해가며 몇컷을 찍고 주위 사람들이
볼세라 얼른 삼발을 접고 핫바지 방귀 새듯이 빠져 나와 집으로 돌아왔다.
집에 오니 마누라가 이 늦은 밤에 어디갔다 오느냐며 핀잔이다.
문을 들어서자 말자 긴장이 풀렸는지 으스스한 몸이 제체기가 나오는데 지금까지 나온다.
오늘은 콧물이 흐르고 제체기가 더 심한것 같다.
내일은 지난 1월에 라오스 배낭여행때 빼먹은 백두대간 보충 산행을 가기로 했는데 몸 
컨디션이 이러니 걱정이 좀 된다.
오늘 하루 푸욱 쉬면 내일은 괜찮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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