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일본

예술품 만드는 일본 타올공장

master 42 2005. 6. 16. 20:51

세계에서 가장 긴 타올(복도 끝까지...)
상해를 다녀온지 몇일되지 않아 일본 시코쿠 이마바리(今治)를 급히 다녀왔다.
지난번 두세번 다녀간 친구 아오이(靑井)의 요청에 의해서 이곳 기계 생산자 두팀을 데리고 갔다.
한팀은 직기를 만들고, 다른 한 팀은 직물에 무늬를 만드는 자카드를 생산하는 업자들이다.
다녀온 이마바리(今治)시는 일본에 첫째가는 타올 생산지로 아마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타올
생산지로 알려져 있고, 조선업으로도 유명하다.
1990년 전까지만해도 인구 14만 정도되는 이곳 소도시에 타올 공장만 550개가 있었다.
그러나 1990년대 부터 서서히 경기가 침체해 가면서 이곳 이마바리도 공장문을 닫는 소리가 울려 
퍼지더니 90년대 말쯤에는 250개 업체로 줄었다.
그러면서 큰업체가 먼저 중국으로 진출하여 공장을 옮기고 생산을 시작하더니 그 뒤를 이어 중국
타올이 물밀듯이 들어와 현재는 일본 전 타올시장의 70%를 중국 제품이 자리를 잡고있다.
지금은 남아있는 공장의 숫자는 160개 업체고, 이들은 살아남기 위하여 각고의 노력을 하고있다.
우리들이 생각하는 타올은 얼굴, 몸닦는 수건 정도로 알고 있지만 일본의 타올은 예술품에 가깝다.
타올의 영역을 넘어 의류와 면타올 스카프 같은 제품을 만들어 그 영역을 넓히고 있다.
수건 한장에 1만엔(100,000원정도)하는 제품이 팔리고 있다.
가제와 타올을 겹쳐서 짜는 3중직 타올이 백화점에서 없어서 못팔정도라니 디자인의 세계가
얼마나 넓은가를 알수있다.

미술관 복도 벽면에 장식한 실 지금까지 살아 남아있는 타올 업체는 대체로 자가 제품의 특성을 강하게 부각하는 디자인을 개발하여 시장에서 이겨 남은 공장들이다. 우리나라 같이 많은 공장들이 수백대의 같은 직기로, 같은 디자인으로 짜서 재고를 쌓아두고 장사를 하다가 경기가 떨어지면 금방 덤핑처분하는 그런 스타일이 아닌, 고집스런 장인정신 을 갖고 경영을 하고 있는걸 볼수있다. 지금은 오래된 낡은 시설을 새 기계로 대체할려고 한다. 새 기계를 살려고 하니 유럽기계가 좋기는 한데 유로화가 비싸고, 또 기계값도 비싸서 한국에서 기계를 살려고 몇번 조사차 나왔다가 이번에 그곳 실정도 볼겸, 계약하러 가게된 것이다. 일본도 직기가 생산되지 않느냐고 할 사람이 있겠으나, 90년대의 불경기때 기계가 팔리지 않으니 90년대 말에 직기 생산을 포기하고 유럽 직기 메이커한테 항복을 하고 말았었다. 지금은 에어젯트 직기(싼 타올만 생산가능)만 생산하고 레피어(Rapier)직기는 생산하지 않으니 기계의 질은 유럽보다 좀 떨어지나 값이 유럽보다 싼(1/3) 한국으로 발길을 돌려 찾아온것이다. 오랫동안 이곳의 많은 사람들과 교우하고 지내오던 타올 업자들이 나에게 모든 한국측 교섭권을 주고, 조사를 부탁하여 그 중간에서 지금까지 알고 지내던 한국측 직기제작 업자들을 소개하니 서로가 편하게 거래가 이루어 지게 된 것이다. 물론 한국의 직기제작 업자들도 힘겨운 IMF를 거쳐오는 동안 많은 어려움도 격어왔다. 이제 서서히 빛을 볼려는지 희망이 좀 보이는것 같다. 같이가는 사람들(4명)이 모두들 하나같이 일본말을 하지 못하니 엉터리 같은 내가 통역이랍시고 하니 이번에 일본말이 내 입에서 고생 많이 했다. 몇일간 양쪽의 말을 듣고 통역하니 끝날에는 목이 쉬고, 몸살이 나는게 이 나이에 좀 무리인것 같기도 했다. 기술용어는 그런데로 항상 사용하니 쉬운데, 가격 흥정에 들어가니 서로의 가격을 고수할려고 하니 그게 어려운 통역임을 이번에 알았다. 적당히 양쪽을 어루만지며, 직역 보다는 각색도 섞어 서로가 기분 나쁘지 않게하여 계약을 했다. 낮은 이렇게 힘이 들었으나 밤은 남자들에게 새로운 활기찬 술의 세계가 펼쳐진다.

예술품 같은 회 아오이 둘째 아들의 식당에서 첫날 마련한 식사는 하나의 예술에 가까울 정도로 정성을 드렸다. 둘째 며느리가 손수 음식을 담아 서빙을 하는데 모두가 그 예의 바름에 놀랐다. 마지막에는 이세(伊勢)에비(새우)가 나오는데 처음에는 랍스타로 오인할 정도로 크다. 내가 30여년 일본을 드나들었고, 아오이와 친하게 지낸지도 17년이 되었는데 이렇게 크고, 맛있는 새우를 처음 먹어 본다. 아마 아오이는 한국 기계 회사의 일본 총판을 얻기위하여 상당히 신경을 쓰고 있음을 알았다. 이날 저녁 식사비는 아마 우리나라 돈으로 100만원은 훨씬 넘을것 같다. 2차로 술을 마시러 나와서 너무 신경 쓰지 말라고 안심을 시키니 굉장히 좋아했다. 오는날 아침에 이마바리 타올 미술관을 관람했다. 이곳에서 제일큰 타올공장인 이치히로(一廣)타올에서 사재로 만들었는데 그 규모가 커서 관광코스에 들어갈 정도다. 타올이 나오기 까지, 면화에서 실빼는것(精紡), 연사(撚絲), 정경(整經), 제직(製織)에 이르는 공정을 실제로 기계를 가동하여 보여주고, 타올로 만든 제품과 예술품을 전시해 놓고 있다. 우리나라 중소기업에서 이런 박물관을 사재로 만들어 사회에 공헌하기를 바랄뿐이다. 아오이(靑井)씨가 한국 기계 총판에서 주문도 많이 받고 돈도 좀 벌었으면 좋겠다. 그래야 내년 봄에 "하나미" 하러가도 덜 미안할것 같다.

Atsuko Matano씨의 작품전

이마바리 성

이마바리성 느티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