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

암투병 하는 친구 Y

master 42 2005. 12. 8. 07:57
작년 친구들과 같이 여행했던 장가계

 

어제 저녁 국민학교 동기들과 함께하는 계 모임에서 최근에 혈액암으로 투병하고 있는 Y가 참석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평시에 건강했고, 또 열심히 사업을 하는 그를 보아왔기에 핼쓱한 그의 모습을 보고 돌아오는 길이 좀 우울하기도 했다. 우리들의 계 모임은 1955년도 국민학교를 졸업했던 15명의 친구들 모임으로 30여년의 역사를 갖고 있고 적립금도 많이 모여있다. 그러기에 작년 10월에는 부부 동반하여 20여명이 중국 관광 여행을 계금으로 다녀 왔고 또 적립금도 많이 남아있다. Y는 술을 제조하는 기계 설비를 만드는 사업으로 국내 각처에 많은 거래처를 두고 요즘같이 경기가 없는때도 주문이 많아 항상 바쁘게 일한다. 술 만드는 분야의 기계에 대해서는 오랜 축적된 기술을 갖고 있으며 많은 특허도 갖고 있다. 88올림픽 이후 부터 지방 특유의 민속주 개발붐을 타고 Y의 기술이 돋보이기 시작 하더니 공장도 새로 옮겨 날로 번창하고 있는걸 주위에서 보고 부러워 하기도 한다. 한국의 각지를 혼자서 차를 몰고 다니며 영업을 한다. 경기도 북부에서 남으로는 제주도 까지 다니지 않는데가 없을 정도다. 그러니 전국 각지의 유명한 관광지를 알고있기에 우리들 계모임이 봄, 가을로 국내 관광을 갈때면 항상 Y가 안내와 숙박지 편의를 제공했다. 작년 부부 동반하여 중국을 여행하던중 Y의 목덜미에 종양 같은것을 보고 모두들 의아해 하면서 걱정을 했다. 돌아와서 곧바로 병원에 입원 하였고, 혈액에 암이 있다는 진단을 받고 오랜동안 입원하며 치료했다. 그때 병문안 간 우리들에게 크게 걱정할 병이 아니라고 하며 퇴원후에는 평시와 같이 사업에 열중하는걸 보았다. 그러나 그후 몇차례 병원에 다시 입원하여 암투병을 하고 있다고 전해 들었다. 내가 해외로 바쁘게 돌아다니느라 계모임에 자주 나가지 못해서 그동안 매달 계모임에 나왔던 Y를 지난달과 이번달에 투병후 두번째 보았다. 어제는 바로 앞에 앉아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요즘은 기계를 전공하고 대학에서 강의 하고 있던 맏아들이 회사로 들어와서 아버지를 도우고 있다고 하며 일이 많이 쉬워졌다고 한다. 항암 치료를 받으니 머리카락이 다 빠져서 항상 모자를 쓰고 다니고, 체중이 20kg 빠져서 그런지 얼굴도 핼쓱해 보이고 윤기가 없다. 그래도 우리들 앞에서 차츰 좋아지고 있다며 친구들이 보고 싶다며 계모임에 꼭 나온단다. 몇주전에 둘째 아들을 장가 보내고 지금은 두 부부가 공장 2층에 지어놓고 살고 있는 살림집에 오붓하게 살고 있다며 조금은 외로운 빛을 보인다. 어제는 계모임이 끝나고 친구 모친이 돌아가셔서 문상을 가야 된다며 서둘러 떠났다. 오래전에 같은 계모임의 친구를 암으로 잃은 우리들은 항상 그의 안부를 묻곤 한다. 이 나이에 암투병 하고 있는 친구를 보며 우리들은 건강할때 각자의 건강을 스스로 다스려야 한다고 하며 다짐해 본다. 최근에는 담배를 끊은 친구가 여럿 있고, 상위에 올라온 술을 별로 마시는 친구들이 없어서 고스란히 반납된다. 모두들 내년에 또 부부 동반하여 해외여행을 가잔다. 이제 모두들 철이 드는가 보다. 마누라 챙기는걸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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