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

카페 "산골마을"의 봄 연주회

master 42 2006. 5. 14. 01:30
 

작년 가을 바우농장에서 홍인, 데니보이, 안토니오님 연주

 

오늘 손님도 만날겸 해서 몇년간 같이 해온 카페의 번개 모임에 다녀왔다. 장소는 작년 이맘때에 열렸던 영종도 안토니오님의 집에서다. 부인과 여러 여성 회원들의 도움으로 푸짐한 음식이 마련되고 개회선언과 호스트 안토니오님의 초청의 인사가 있었다. 모두들 11시 30분 부터 시작한 간단한 산행에서 1시 반이 넘어서 돌아왔기에 차려진 음식을 맛있게 먹는다. 카페의 이름은 산골마을이다. 주인은 산골리장, 항상 푸근한 마음으로 회원들을 아우르는 넉넉한 리장이다. 운영위원들의 노력으로 카페는 잘 운영되고 있다. 50대 중반에서 60대 중반의 회원으로 구성되어있고, 129명의 회원이 있다. 매일 10여편 이상의 글이 올라오고, 서로의 답글과 조회수도 많이 올라온다. 회원들중 75명 이상이 활동회원으로 통계되고 있다.

안토니오님 알토 색소폰 연주

 

일년에 두번의 번개모임이 있는데 봄엔 수풀과 밭으로 일구어진 별장같은 영종도 안토니오님 댁에서, 초가을에는 의정부에서 좀 떨어진 포도 농장을 경작하시는 그린비님 바우 농장에서 열린다. 이때는 회원님들이 그동안 연마해온 악기 연주 솜씨를 보이는 날로 정했다. 안토니오님, 공삼일님, 데니보이님은 색소폰으로( 물론 각각 다른 종류다) 김천에서 올라오신 홍인님은 크라리넷을 연주 하신다. 흘러간 옛노래, 배호의 노래, 해변의 길손, La Playa, 장희빈, 그리운 금강산... 대중 음악에서 부터 팝송, 가곡에 이르기 까지 연습해온 곡들을 연주한다. 연주하시는 분들이 아마추어 이기에 더욱 정감이 간다. 많은 곡들이 영종도 앞바다에 울려 퍼진다. 한곡 한곡이 끝날때 마다 박수 박수다.

홍인님 클라리넷 연주

 

오늘 연주하신 세분은 평소에도 집에서 연습을 하시며 음악을 즐기신다고 한다. 반년에 한번씩 회원님들 앞에서 발표회(?)를 하는데 금년 봄철 발표회는 작년 가을 발표회때 보다 더욱 세련된 음율로 연주 하신다며 모두 자랑한다. 어느 정도 모임이 흥이 올라갈때면 서로의 노래자랑도 곁들여 진다. 노래방이 아닌 자연속에서 회원들의 악기반주로 노래를 하니 모두들 더 흥겨워 한다. 중간에 안토니오님의 집에서 키운 토종닭 백숙과 죽이 나온다. 쫄깃한 토종닭의 육질맛에 모두들 말을 잊는다. 뒤이어 나온 닭죽으로 만복감을 느낀다. 그래도 세사람의 연주는 계속되고 회원들의 노래도 흥이 난다. 오늘은 지난 가을 보다 술이 덜 팔린다. 한나이 더 먹어서 그런가? 아니면 주위 산세에 눌려서 그런가?

공삼일님 테너 색소폰연주

 

5시가 되어 해가 서녁으로 넘어 가기에는 아직도 이른 시간에 모임을 끝낸다. 더 있고 싶으나 아쉬울때 마치는게 좋고, 너무 오래 있다보면 폐가 될수 있기에... 모두들 돋구어진 흥과 기분을 자제할줄 아는 나이고 교양을 갖고있다. 마지막 곡으로 호스트 안토니오님의 색소폰 연주 "인더 무드"를 끝으로 아쉬움을 안고 오늘의 연주회를 끝낸다. 모두들 가을 번개 모임 연주회때 만나자며 발길을 돌린다. 연주하신 세분은 갖고온 귀한 악기를 정리해 넣는다.

PS : 안토니오님은 부인 글나라님과 산골마을 카페에서 같이 활동하시는 
열렬 회원이시다.
인천에서 사업을 하시면서 언젠가는 농촌으로 돌아가고 싶어서 20여년전에 
이곳에 현재 살고있는 집을 지으셨단다.
7년전 어느날 사업을 정리하고 노모님을 모시고 이곳으로 들어와 살고 있다.
큰개 2마리, 강아지 3마리와 토종닭을 많이 키우고 있고, 텃밭이라고 하기에는 
꽤나 큰 밭뙤기를 일구며 두 부부 어머님 뫼시고 재미있게 살아가고 있다.
특히나 자라나는 풀을 깨끗이 낫질하는게 작난이 아닌데도 평소에 풀을 깎으셨는지
집주위가 깨끗하고 모든게 가지런한 별장 같다.
뒷편으로 산이 이어지고 앞으로 들판이 펼쳐저 보이는 이곳이 명당 같아 보이고
집앞 머지않게 눈앞에 보이는곳에 식당들이 여럿 보인다.
그 앞에 차들이 빼곡히 주차해 있는걸 보고 인천공항 붐을 타고 땅값이 많이 
올랐겠다 싶어 물으니 그냥 살아만 간다며 웃으신다.
사람들이 자주 오지 않으셔서 그런지 두 부부는 오늘의 모임을 손수 마련하시며 
분주히 준비하셨다고 주위에 살고 계시는 공세실리아님 한테서 들었다.
아늑한 본체옆으로 통나무로 이어 만들어 지붕만 덮은 베란다에 의자와 탁자를 
준비하고 음식을 준비하였다.
탁자 끝에 안토니오님이 평소에 애장하시던 앰프설비를 하시고 오늘의 연주회 
준비를 손수 하셨다.
봄날씨 답잖게 바람이 불어 얇게 입은 옷이 조금은 한기를 느끼는듯 하나 금방 
달아오르는 흥취의 열기로 분위기는 한껏 올라간다.
매년 이자리를 마련해 주신 두분께 고맙다는 인사를  드린다.
안토니오님, 글나라님, 오늘 하루 잘먹고 즐거웠습니다.
염체 불구하고 내년에도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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