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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골마을 친구집에서 부부동반 계 모임

친구들

by master 42 2006. 5. 22. 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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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토요일, 국민학교 동창들과 40년 가까이 해온 계모임을 부부동반으로 성주 포천계곡에 살고 있는 친구 K의 집에서 했다. 친구 K는 7~8년전에 심근경색증으로 혼이 나고나서 사업을 완전히 걷어 치우고 부부가 이곳 산골짜기로 옮겨와 살고 있다. 친구의 얼굴을 보니건강해 졌는지 더 젊어 보이고 피부가 팽팽해 보인다. 성주에서 20여분 달려 포천계곡이라는 가야산 뒤 계곡 언덕 받이에 헌 농가를 사서 헐어버리고 새로 집을 아담하게 짓고 산다. 집앞 멀리로 들판이 훤히 내려다 보이는 그곳 산간 마을에서 제일 높은 집이다. 친구집 아래로 몇채의 새로 지은 아담한 집이 있으나 아직도 빈 촌집이 여러채 남아있다. 주인이 대구로 나가고 빈집으로 황폐해 있다. 그러나 집을 팔라고 해도 팔지를 않는단다. 집값도 만만치 않아 이 산골 구석에 평당 15만원이 넘는다고 한다. 친구는 이곳으로 이사와서 100여평의 밭을 개간하여 간단한 채소를 심고 염소, 닭, 토끼를 키우고 소일하며 살아간다. 대구에서 건축사업을 했기에 이곳에서 집을 지을때도 직접 지었고, 축대 공사도 중장비를 불러 직접 했다고 한다.

짓고있는 집

 

처음에 들어올때는 전기도 들어오지 않았으나 군청과 한전에 교섭하여 전기도 넣고 몇년전 태풍 매미로 쓸려나간 다리도 군청에 탄원하여 이듬해 튼튼한 새 다리를 놓았다. 집옆에 원두막 비슷하게 만들어 놓고, 그네도 매어놓아 손주들이나 손님들이 놀러오면 시원하게 밖앝에서 상을 차려 먹기도 한단다. 한동안 두 부부가 적적하게 지냈는데 많은 친구들이 와서 반가워 한다. 미리 이야기 했더니 염소를 한마리 잡아 육회로도 먹고, 수육으로 만들어 놓아 오랫만에 모두들 맛있게 먹는다. 친구 k가 직접 만든 두부와 계곡에서 뜯어온 산미나리가 최고 인기다. 또 직접 키운 토종닭을 두어마리 잡아 닭백숙으로 포식을 한다. 부인이 직접 담근 동동주가 나오고 오랫동안 묵혀 둔 오가피주도 나온다. 공기좋고, 경치좋은 포천계곡 산비탈 별장 같은 집에서 친구들과 통음하며 시간 가는줄 모르고 논다. 흥이 한창 오르니 오디오 뽕짝 빠른 가락에 맞추어 관광춤이 벌어진다. 부인들의 스트레스 해소 시간이란다.

그네가 있는 원두막(?)

 

해가 뉘엿뉘엿 할즈음, 염소 곰국과 밥 그리고 속아낸 야린채소 무침이 나온다. 모두들 한바탕 흔들어서 배가 고픈지 곰국에 밥말아 먹는 사람, 배추나물 무침에 비빔밥 만들어 어구지게 먹는 사람들, 각양각색이다. 열무김치, 오구락지 무침, 깻닢, 콩닢, 밑반찬이 하나같이 맛있다. 모두들 저녁까지 먹고 슬금슬금 대구로 향한다. 친구 K는 동동주 몇병과 오가피주 몇병을 술 좋아하는 친구들 한테 별도로 차속으로 밀어넣어 준다. 돌아올는 갈때와 마찬가지로 음주운전이 겁나 25인승 미니 버스로 돌아온다. 돌아오는 차속에서 총무가 오늘 경비는 모두 계금에서 지불한다고 한다. 어느 친구왈 "그럴줄 알았으면 더 먹고 올걸..." 하며 농담한다. 더 들어갈 배도 없으면서...

새집과 폐농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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