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대간, 정맥, 일반)

눈꽃 잔치 덕유산

master 42 2006. 1. 16. 09:58

어제 오랫만에 산엘 다녀왔다. 눈 덮인 덕유산, 한폭의 카랜더 그림같은 설경을 하루 내내 보았다. 겨울의 덕유산은 마치 히말리야의 고봉들을 연상케 한다고 한다. 첩첩산중으로 장쾌하게 이어진 크고 작은 연봉들이 눈가루를 흩날리며 설경을 연출하는데 덕유산은 남부지방이지만 서해의 습한 대기가 이 산을 넘으며 많은 눈을 뿌린다. 그래서 덕유산 겨울 산행은 다른 계절에 맛볼수 없는 독특한 정취를 자아낸다.

 

송계사 입구에서 오르기 시작한다.며칠전 내린 비로 이곳은 눈이 녹아있다. 그러나 얼마가지 않아 쌓인 눈을 밟고 오르기 시작한다. 백두대간으로 이어지는 횡경재 까지는 가파르게 오른다. 날씨가 흐려 맑은 하늘아래 눈을 볼수 없는것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그래도 바람이 불지 않아 산을 오르는 산꾼들에게는 큰 부조다.

 

한달여만에 산엘 오르니 다리가 무겁다. 그동안 외국 출장 다녀오느라 운동을 게을리 하여 몸이 좀 불어난 표가 난다. 숨을 헐떡이고 걷는 걸음에 주력이 나오지 않는다. 떼어놓는 걸음마다 다리가 무겁다. 11:10, 백두대간 연결 지점인 횡경재에 도착한다.(1,260M)

 

덕유산 정상 향적봉을 향하여 걷는데 아침 출발때 부터 기미가 보이던 아랫배가 조금씩 싸리하게 느껴진다. 아마 어제 광주에서 늦게 일 마치고 출발하여 오다가 남원에서 늦은 저녁(19:30) 으로 직원들과 숙회(미꾸라지 찜)와 소주를 먹고 집에 도착하니 밤 12시, 등산 준비 마치고 나니 01:00, 몇시간 잠자지 못하고 아침 일찍 출발했다. 아마 엊저녁에 먹었던 별미가 조금씩 배탈을 만들기 시작하는것 같다. 겨우 참으며 백암봉 아래에서 점심을 먹는다.

 

아침에 일찍 나오며 김밥집에 들러 사갖고 온 김밥으로 점심 요기를 마친다. 그런데 점심으로 먹은 김밥이 일어서는데 기분이 영 좋지 않다. 자꾸 토할것 같은 기분이 든다. 백두대간과 덕유산 방향이 만나는 백암봉(1,490M)을 오른다. 2년전 이맘때 , 백두대간 삿갓재-빼재구간 종주때 이곳을 지난적이 있다. 그때도 눈이 엄청 왔었기에 힘든 산행을 했던 기억이 난다.

 

중봉으로 오르는데 다리에 힘이 빠지는게 죽을 맛이다. 옆에서 구사장이 나를 지켜 주며 걷는다. 정말 고마운 산행 동지다. 얼굴이 노랗게 변하고 몸에서 식은땀이 난다. 아마 점심으로 먹은 김밥이 뭔가는 잘못된것 같다. 힘들여 가며 첱천히 걸어 중봉(1,594.3M)을 지나니 정상 향적봉 까지 주목과 구상나무 군락지가 나오고 설화와 상고대가 한폭의 동양화를 연출한다. 몸 상태가 좋지 않드래도 눈덮인 덕유산의 설경, 상고대 사진을 놓칠수야 없지 않은가. 주목 군락지에 도착하니 무주 리조트에서 곤도라를 타고 올라온 사람들과 구천동에서 올라온 사람들로 북적 댄다.

 

14:00, 향적봉(1,614M)에 도착하니 등산객들로 북적대니 난장판이다. 어느 팀인지 모르지만 돼지머리 올려놓고 시산제를 지낸다. 향적봉을 출발하여 백련사로 내려온다. 내려 오는길은 가파르고 안전을 위해서 나무 계단을 설치해 둔곳이 많다. 백련사로 내려오는 중간 지점에서 끝내 참지 못하고 화장실(?)을 다녀오니 지금 까지 힘들었던 산행길이 한결 가벼워 진다. 그때 부터 몸이 상쾌해 지고 힘이 솟구치는지 눈길 비탈길을 미끄럼 타듯이 내려 오고 백련사를 거쳐 삼공리 마을 까지 6KM를 한시간만에 빠른 걸음으로 달려 도착한다.(16:30)

 

아마 엊그제 저녁에 늦게 먹은 별미와 오늘 점심으로 먹은 김밥이 하루 등산길을 힘들게 만들었던 같다. 백두대간 종주때는 하루전 부터 몸을 조신했기에 별 무리가 없었던것 같다. 또 아침에 김밥을 사러 갔을때 금방 문을 연 김밥집에서 내가 첫손님이고 처음으로 말아주는 김밥을 사갖고 왔는데 아마 그 속에 넣은 속이 문제를 일으킨것 같다. 아침 일찍 귀찮지만 역시 마누라가 만들어 주는 밥이 최고란걸 알수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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