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한국

섬진마을 매화 축제

master 42 2006. 3. 12. 00:42

 

3월 11일 토요일, 광주 출장 업무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광양 섬진강 매화마을을 거쳐 다녀왔다. 광양 매화문화축제가 벌써 자리 한지도 10주년 이란다. 그러니 내가 2회째 부터 가보았으니 세월이 빠르기도 하다. 꽃과 산, 강이 한데 어우러져 매화와 함께하는 상춘객들의 놀이가 조화를 이루는 곳, 새 봄을 마중하는 길목에 햇살 가득한 광양에서 열리고 있다. 처음 축제가 열렸을때는 구경오는 사람들도 많이 없었던 기억이다. 또 매화 나무도 노송이 그런데로 군데군데 있어서 이끼낀 바윗돌과 어울려 동양화에서 볼수 있었던 멋드러진 노목에 핀 매화가지의 운치도 맛볼수 잇었는데... 떨어진 꽃잎이 맴도는 졸졸 흐르는 개울물은 어디로 갔는지 흔적도 보이지 않는다. 아마 관광객들 위한 편의 시설 개축 때문에 사라졌는가?

 

노목들은 생산성이 떨어진다 하여 모두 새로운 나무로 갈아치운것 같다. 여기서도 구조 조정이 벌써 지나갔는것 같다. 높은 언덕배기에 잘려나간 노목의 썩어가는 둥치만 보일 뿐이다. 그러나 작년까지 자동차 때문에 길 막히는 일은 올해 부터는 없단다. 섬진강 다리를 건너자 말자 마련한 공동 주차장에 차를 주차 시키고 셔틀버스를 운행 시키니 이것만은 잘 한일인것 같다. 그러나 가물어서 그런지 흙먼지가 너무 심하다.

 

임권택 감독의 "천년학"이란 영화 크랭크인 셋트장에서 꽃길 음악회가 열리고 있다. 국악 한마당인것 같다. 수준을 평가 하기 보다는 매화 향기 속에서 그냥 함께 어울려 흥취를 느낀다. 예년에 소외 되었던 청매실 농원 이외의 지역을 살리기 위하여 "연인의 길"이란 이름으로 매화마을 산책로를 만들었다. 그러나 걸어본 그 길은 주위로 낮으막한 나무들만 심어놓았다. 아마 해를 거듭할수록 좋아 질것 같아 보인다.

 

청매실 농원에는 영화촬영장옆 높다란 언덕배기에 전망점을 마련해 두고 만발한 매화 농원을 조망할수 있도록 해 두었다. 오늘이 축제 첫날이라 매화가 30%도 피지 않았고, 그 조차 뿌연 황사가 몰려와 가뭄으로 흩날리는 흙먼지와 함께 손님들의 마음을 흐리게 한다. 몇군데에서 흘러 나오는 시끄러운 스피커 소음이 모두를 즐겁게 하지는 않는것 같다. 구경 오시는 손님들의 마음이 이러하니 구매 의욕이 없어서 그런지 바구니에 이고나와 팔고있는 매실 상품들이 그대로 하품을 한다. 즉석 먹거리들이 흙먼지에 고생이 많다. 개인이 팔고있는 매실상품을 몇년전에 사 보았는데 청매실 농원 보다 많이 헐했다.

 

메화마을 산책로 길위에서 비로서 느껴지는 자유, 설레는 마음으로 떠난 여행은 즐거움과 감동이 되어 일상의 찌든 몸과 마음을 말끔하게 씻어주어야 하는데 사람들의 북세통 속에서 흙먼지와 씨름 하다가 돌아설때는 우울 하기도 하다. 매년 새로운 컨텐츠를 개발하여 축제를 운영하는것 같으나 오랜 관습으로 청매실 농원만을 아는 관광객이 많고, 또 다른 가까운 지역이 갖고있는 내용이 약하여 모두가 청매실 농원으로 몰리는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져 보인다. 축제의 성공을 위하여 문화축제 위원회의 많은 기대를 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