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한국

성주 봄 나들이.

master 42 2006. 4. 7. 21:58

한개마을 앞 느티나무

 

지난 4월5일은 식목일이자 청명이다. 봄이 되었으니 조상님들의 산소자리가 어떤지 궁금도 하고해서 매년 청명날 종손자를 데리고 성묘를 다녀온다. 이날도 성묘를 마치고 성주 방향으로 운전대를 꺾었다. 오래전 부터 성주 출신으로 뉴욕에 계시는 분이 내 고향 동곡과 가깝다고 하며 고향 가마귀 만난듯 하다며 고향을 그리기에 언젠가는 성주를 디카에 담아서 보내 드리겠다고 약속했다. 오늘 그 숙제도 풀겸 학생때 여름방학때 성주 고모가를 자주 다녔기에 한번 가보고 싶고, 성주가 우리나라 4대 성씨의 근원지이기도 해서 한번 가보기로 한다. 동곡에서 성주대교만 건너면 유명한 성주 참외의 비닐하우스가 눈에 부시게 들어온다.

 

먼저 학생때 자주 드나들었던 고모가가 살었던 선남을 지나고 월항으로 접어든다. 얼마가지 않아 성산이씨의 집성촌인 한개마을이 나타난다. 성주한개 마을은 성산 이씨가 대대로 살아온 전형적인 동성촌락이다. 조선 세종 때에 진주목사를 지낸 이우가 처음 이곳에 이주하여 마을을 만들었다. 현재는 월봉 이정현의 후손들이 집성촌을 이루어 살고 있으며, 한옥 보존 마을이다. 이곳 북쪽으로는 영취산(331.7m)이 좌청룡, 우백호로 뻗어 있고, 서남쪽으로 백천이 흐르고 있어, 영남 제일의 길지를 이루고 있다. 또, 구한말 성리학자 이진상을 비롯, 예부터 이름난 선비를 많이 배출한 곳으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오늘날 이 마을엔 7개소의 경상북도 문화재로 지정된 건조물과 민속자료 등이 보존 되어 있다.

 

오래전에 만들어졌던 드라마 토지의 촬영 장소이기도 하다. 하회댁이란 곳에 들어갔는데 하회에서 시집오신분의 택호를 따서 이름 지어졌다고 한다. 사진 몇장을 찍고 나오면서 둘러보니 이뿌게 꾸며진 정원과 잘 어울어진 기와지붕은 현대가옥 못지않은 기풍이 느껴진다. 나무로 지어서 여름이면 시원할것 같은 마루도 보이고 가옥배치는 ㄷ 자형 평면의 안채를 중심으로 전면에 일자형의 행랑채가 있고, 안채와 나란히 우측으로는 사랑채가 배치하고 있고 그 우측에 대문채가 있다. 이 하회댁이라는 건물은 한개마을 중심지에 위치한 조선후기 양반 주택이다. 건물은 영취산을 배경으로 백천과 이천을 바라보고 있으며, 안채,사랑채,고방채, 중문채,대문채로로 구분되어 있다.

하회댁

 

한개마을에서 12km떨어진 곳에 있는 세종대왕자태실(국가지정 사적 제444호)을 찾아가 보기로 하고 참외, 수박비닐하우스를 양옆으로 사열하는 기분으로 달려 태실이 있는 인촌리에 도착한다. 성주군 월항면 인촌리 태봉(胎峰) 정상에 소재하는 세종대왕자태실은 세종대왕의 적서(嫡庶) 18왕자와 세손 단종의 태실 19기로써, 그 조성시기는 조선 세종 20년(1438)에서 24년(1422) 사이다.

태실 입구 계단

 

전체 19기중 14기는 조성당시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으나 세조의 왕위찬탈에 반대한 다섯 왕자의 태실의 경우 방형의 연엽대석(蓮葉臺石)을 제외한 석물이 파괴되어 남아 있지 않으며, 세조 태실의 경우에는 즉위한 이후 특별히 귀부를 마련하여 가봉비(加封碑)를 태실비 앞에 세워두었다. 1977년 태실에 대한 정비사업과정에서 유물이 출토되었는데 분청인화문개(粉靑印花紋蓋) 2점(경북대학교박물관, 국립대구박물관 각 1점 소장), 분청인화문완(粉靑印花紋완) 1점 (국립대구박물관 소장), 평저호(平底壺) 1점(국립대구박물관 소장), 지석(誌石) 3점 (국립경주박물관 소장) 등이 있다.

세종대왕자태실

 

세종대왕자태실은 우리나라에서 왕자태실이 완전하게 군집을 이룬 유일한 형태일 뿐만 아니라 조선시대 태실의 초기 형태연구에 중요한 자료라는 점, 그리고 고려에서 조선으로의 왕조교체와 함께 왕실의 태실 조성방식의 변화 양상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문화재적 가치가 높다. 19기의 태봉중에서 태봉이 없는것이 있다. 세조가 즉위하고 세조의 일당이 단종을지지 하는 왕자의 태실을 없애 버리니 여기서도 역사의 비극을 볼수있다.

 

내려 오는길에 계곡을 막아 댐을 건설하고 있다. 그 옛날이라면 감히 태봉앞에 댐을 만들수가 있겠는가... 흐드러지게 피고있는 진한 연분홍 색의 진달래를 디카에 담아본다. 성주로 들어오는 길목에 성주가 참외산업 특구로 지정되었다는 경축 프랑카드가 많이 걸려있다. 군청앞을 지나 이천이 흐르는 강옆에 천연기념물 403호 성밖숲을 거닐어 본다.

성주 군청앞

 

성주 경산리의 성밖 숲은 성주 읍성(邑城) 서문 밖에 만들어진 숲으로 조선 중기 서문 밖의 어린 아이들이 이유없이 죽자 풍수지리설을 따라서 만들어진 것이라고 전해지고 있다. 현재 성밖 숲에는 나이가 300∼500년 정도로 추정되는 왕버들 59그루가 자라고 있다. 성주 경산리의 성밖 숲은 왕버들나무로만 이루어진 숲으로 생물학적 자료로서의 가치가 있을 뿐만 아니라 마을의 풍수지리, 역사, 문화, 신앙에 따라 만들어진 전통적인 마을 숲으로 향토성, 민속성, 역사성 등의 가치가 높아 천연기념물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다.

성밖숲

 

귀가하는 성묘객들로 대구로 돌아오는 길이 많이 붐빈다. 고향 가까운 곳 문양에 전철역 시발점이 되니 그전 부터 유명하던 논메기 매운탕 집들이 성시를 이루고 지하철역에서 손님을 마중하는 마이크로 버스가 줄지어 기다리고 있다. 낙동강 넘어 다산 들녁으로 해가 뉘였거리니 석양이 아름답다. 낙동강에 철새 무리가 돌아가지 않고 텃새로 자리잡고 살고 있는 모습이 우리들의 삶 같아 보인다. 정들면 타향도 고향이라드니...

 

 

 

 

 

 

 

두류공원 벗꽃

대구 안지랑골 벗꽃

 

대구 앞산 순환도로 벗꽃
바리톤 오현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