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한국

선운사, 백양사 끝물 단풍을 잡고....

master 42 2006. 11. 17.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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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 지난 화요일 오후 김재에 있는 거래선에서 기계 상담을 하자며 만나자 하여 수요일 새벽 일찍 출발 한다. 경부고속도로를 이용하지 않고 거창을 거쳐 전주로 가는길을 택한 이유는 거창에서 부터 전주까지 가는 국도 변에 옛 모습을 간직한 좋은 경치가 엄청 많아 가는 가을을 느끼고 만끽 하기 위해서다. 거창에만 들어서니 벌써 철새들이 논밭위에 날고 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원본크기로 보실수 있습니다.

거창을 흐르는 개울물 속에 비치는 해뜨는 거창 거리가 보기 좋다. 멀리로 덕유산 정상에 구름이 얹혀 있다. 용추계곡을 옆으로 하고 안의를 거쳐 장수로 향하는 길로 접어 드니 농월정이 계곡 넘어 보이는가 싶더니 그 주위로 큼직한 건물들이 보인다. 몇년만에 모텔도 들어서 있고 식당들이 보인다. 계속 덕유산에서 내려오는 계곡길을 왼쪽으로 하고 따라 달리니 여러채의 정자들이 보이고 건너편 산밑으로 걸어 다닐수 있는 나무 보도가 길게 보인다. 지방자치제가 실시되고 부터 지방 문화재를 살려 활발히 관광 자원화 시키고 있는 현장을 보는듯 하다. 마을 어귀마다 아담하게 적어놓은 마을들 이름이 정겹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원본크기로 보실수 있습니다.

이곳은 산들로 둘러쌓여서 그 산허리를 잘라 고속도로를 만들었다. 대전-통영간 고속도로다. 장수가 가까워 오니 육십령 고갯길을 만난다. 오르고 내리는 구불구불한 고갯길이 60개라는걸 오래전에 다니며 확인했다. 오래전에 봤던 안개에 쌓인 장계마을을 보고 싶어 육십령에 올랐건만 날씨가 화창하여 가을걷이 끝난 들판만 보인다. 2년전 백두대간 종주때 이 육십령을 지났던 생각이 나서 시그널 걸린 산능선을 한동안 바라본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원본크기로 보실수 있습니다.

논개 출생지라는 팻말을 옆으로 하고 진안을 향해 달린다. 가는 중간에 오천이라는 마을에서 순두부 백반으로 아침을 먹는다. 이곳 할머니가 손수 만드는 순두부는 유명하여 지나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더우기 비지를 청국장 같이 띄워 약념한 비장이 일품이다. 지금은 딸이 그 업을 전수 받아 하고 있고 집도 깨끗이 지었다. 그 옆에 20여년 된 오천성당이 있는데 신자가 별로 없어 진안성당과 합친후 지금은 폐허로 되어가고 있다. 이곳을 지날때 마다 아담한 성당이라고 생각하며 눈여겨 봐 뒀던 곳인데...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원본크기로 보실수 있습니다.

진안에 들어서니 마이산이 귀를 쫑긋하고 나를 맞이한다. 그 주위로 고속도로가 쌩하니 달리고 있다. 마령을 지나 모랫재를 넘어 화심 순두부촌을 지나니 전주가 금방이다. 익산 가는 방향으로 달리니 아름드리 벗꽃나무가 줄지어 심겨있다. 김재 만경평야의 드넓은 들판엔 추수하고 남은 볏단을 사료용으로 쓰기위해 묶어 말아놓은 볏단들이 논 가운데 정리되어 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원본크기로 보실수 있습니다.
오른쪽 위로 서정주 시인의 묘소가 보인다.
김재 방향으로 접어들어서니 금방 거래선 공장이 나온다. 사장님과 한동안 상담마치고 점심먹고 고창으로 향한다. 임광자 선생님의 소개를 받아 고창을 안내 받기로 한 민의회 선생님을 흥덕에서 만나 질마재를 넘어 미당 서정주 시인의 생가가 있는 질마마을을 지난다. 금방 안현마을 뒷산에 노란 국화꽃 단지가 넓게 펼쳐저 보인다. 그 위에 미당의 산소가 국화밭에 둘러쌓여 있다. 국화꽃 동산에서 앞으로 내려다 보니 포구가 보이고 뒤로는 변산이 보인다. 이곳 안현마을은 동학때 손화중이가 잡혀갔던 곳이란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원본크기로 보실수 있습니다.

이곳을 안내하주시던 민의회님은 "고창 사람들" 카페의 주인이시고 지역사회를 위해 솔선수범 노력하시는 분 이신걸 가기전에 카페에서 많은 글들을 미리 읽어 보고 알았다. 비가 올려는지 하늘이 잔뜩 흐려서 먼저 선운사를 가보자고 하니 휴대폰으로 누구와 연락하드니 선운사 입구에서 박의원님을 만난다. 사진을 좋아하여 도솔천의 단풍 좋은곳을 안내 받아 많은 사진을 담는다. 박의원님의 훌륭한 장비에 놀랬지만 해박한 사진술에 더욱 감탄했다. 출사 중간에 비가 내려 잠깐 쉬며 고창 지역 발전을 위해서 일하시는 박의원님 이야기를 민선생님한테서 듣고 나니 더욱 존경 스러워진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원본크기로 보실수 있습니다.

마지막 포인트에서 프리렌서 사진가이신 고동주 선생님과 양선생님 일행을 만난다. 사진가 고선생님은 라이브러리(www.juphoto.com)를 운영하고 계시며 전국 방방곡을 찾아 다니며 사진을 찍으신다며 좋은 포인트를 많이 알고 있다고 하신다. 현장에서 우리들에게 몇가지 사진 기술을 알으켜 주시는 후덕하신 분이다. 저녁해가 지고 고창으로 돌아와 박의원님이 베푸시는 풍천장어 소금구이에 해풍에 익은 복분자술을 곁들여 후한 고창 인심에 맘껏 취해본다. 고인돌 유적지, 변산쪽과 동호 해수욕장의 일몰은 뒤에 보기로 남겨두고... 박의원님, 민선생님, 너무 체면없이 신세만 지고, 고창 인심에 푸욱 젖고 갑니다. 정말 감사했습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원본크기로 보실수 있습니다.

이튿날, 일찍 일어나 정읍 내장산으로 가는 길목에서 "옛날 백반"이라는 간판에 이끌려 아침을 먹는다. 맛있게 먹으며 내장산 간은 길을 물었더니 주인 아줌마가 슬며시 곁에 오더니 "아저씨, 왜 혼자 다녀요?" 하며 내게 뜬금없이 묻는다. 구경 다니는 사람들 모두 여자들과 같이 다닌다고 하며 웃으신다. 내장산에 와 보니 단풍은 가고 없고, 찬바람만 휭하니 불어 가던발길 돌려 백양사로 향한다. 내장산 가파른, 꼬불꼬불 산길을 달릴려니 액셀레이터 밟는 발이 떨린다. 아래를 내려다 보니 천길 낭떠러지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원본크기로 보실수 있습니다.

백양사에 도착할때 찌뿌둥한 날씨가 서서히 개이지만, 바람이 세차게 불어 체감 온도가 겨울 날씨 같다. 일주일전 백양사를 다녀온 C형이 카페에 올려놓은 백양사 쌍계루 사진에 감탄했는데 단풍은 다 날려가고, 쌍계루 앞 연못에 널부러져 있어야 할 낙엽 조차도 한켠으로 쓸려가 황량하기 짝이 없다. 더욱 가관인것은 쌍계루 앞과 위에서 자리펴고 점심 먹으며 술취정하는 모습을 보고 더욱 놀란다. 사진 찍는 사람 어느 누구도 쌍계루를 향해 삼발 세워둔 사람 하나 없다. 백양사 주위의 만발했던 홍엽 단풍은 며칠간 불었던 바람에 모두 낙엽되어 쌓여 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원본크기로 보실수 있습니다.

담양으로 돌아오는 길에서 가는 길을 물으니 모두 친절하게 가르켜 준다. 담양을 지나 메타세콰이어 가로수 길을 달려 순창에서 88고속도로에 올라 대구로 달린다. 백두대간 영봉들 넘어로 지는해가 화려하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원본크기로 보실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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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당 서정주 시인의 "국화꽃 옆에서"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 보다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천둥은 먹구름 속에서 또 그렇게 울었나 보다 
그립고 아쉬움에 
가슴 조이던 머언 먼 젊음의 뒤안길에서 
인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내 누님같이 생긴 꽃이여 
노오란 네 꽃잎이 피려고 
간밤엔 무서리가 저리 내리고 
내게는 잠도 오지 않았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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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양사 쌍계루-물에 비친 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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