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이야기

향수를 사용 할려니...

master 42 2006. 4. 1. 17:09

 

외국 출장 다녀오고 그 동안 밀렸던 일들을 정리 하노라 좀 바쁘게 지냈다. 부산으로, 서울로 상담차 다녀오기도 했다. 몇일전, 부산에서 상담을 마치고 경부 고속도로를 달려 오노라니 봄기운이 따스해서 그런지 얼마 달리지 않아 졸음이 오기 시작한다. 차를 세우고 맨손체조로 몸을 풀고, 봄 아지랑이가 넘실대는 들판을 보노라니 오랫동안 보지 못했던 손주넘들 생각이 불현듯 나서 포항 아들네 집으로 전화를 걸어 두시간 내로 가겠다고 며느리와 통화하고 운전대를 포항으로 돌렸다. 문앞에 들어서자 말자 손녀가 "할아버지" 하며 달려와 안긴다. 얼른 받아 끌어안고 빙그르 몇바퀴를 도니 연신 뽀뽀를 해댄다. 한동안 못봤더니 꽤나 커 보인다. 곧이어 손자넘이 놀이터에서 돌아와 "할아버지" 하며 쪼르르 달려와 안긴다. 초등학교 갓 입학했지만 지난 설에 만났을때 보다는 제법 으젓해 보인다. 운동장에서 많이 뛰어 놀았는지 얼굴이 그때 보다는 제법 까므잡잡하다. 한참을 놀다가 손자넘은 컴퓨터 게임하러 방으로 들어가고 손녀와 놀고 있는데 손녀가 "할아버지 손은 왜 이렇게 쭈글쭈글 해요" 한다. "할아버지니까 그렇지" 손녀가 내 대머리를 만지며 "할아버지 머리는 왜 머리카락이 없어요?"한다. "할아버지니까 없지" 하니 손녀가 얼른 받아서 "외 할아버지는 머리카락이 많던데요" "응, 그건 외 할아버지니까 그렇지" 했다. 정말 이럴 경우 손녀한테 뭐라고 말해야 될지 난감해 진다. 언젠가는 알겠지만... 내 머리를 만졌던 손을 코에 대고 냄새를 맡더니 "할아버지 냄새난다" 한다. 내가 얼른 "몸에서는 냄새가 않나고?" 하니 "응, 여기서만 냄새나" 한다. 출장 다녀오며 며칠간 쓰고 있었던 모자를 빨지 않고 그냥 쓰고 다녔더니 땀냄새가 찌들었던 모양이다. 얼른 새수를 하고 나왔다. 나는 세수할때 머리까지 세수를 해 버린다. 대머리는 어디까지가 얼굴인가 하는 농담도 있지만 머리카락이 없으니 머리까지 세수 해 버리면 마음까지 시원해 진다. 세면장에서 나와서 손녀에게 "지금도 냄새나냐?" 하니 고개를 살래살래 흔들며 "으응, 이젠 안나네." 하며 어께 위로 올라 탄다. 저녁을 먹고 아들과 요즘 병원 형편이 어떤지를 물으니 개업한지 2년이 넘으니 이제는 환자들이 좀 불어 나는것 같단다. 천천히 조급증 내지 말고 기다리며 살아라고 일러 두고 자고 가라는 아들 내외와 손주넘들의 응석도 뒤로 하고 내일 일찍 서울에 갈 일이 있다며 집을 나섰다. 다음날 아침에 늦게 일어나 KTX 출발 시간에 맞출려고 급히 나오며 또 어제 썼던 모자를 그냥 쓰고 나왔다. 기차에서 한잠을 자고 일어나니 서울역이다. KTX는 역시 빠르다. 출찰구를 통해서 나오는데 바로앞 백화점 입구에 모자를 파는곳이 눈에 들어온다. 오늘 만날 귀한 분들께 결례를 하지 않을려고 그 자리에서 머리에 맞는 모자를 하나 골라 사 썼다. 체크 무늬의 봄, 여름용이란다. 나이가 들어 몸 가꾸기를 게을리 하면 몸에서 냄새가 난다고 하며 몇년전에 딸아이 집에 갔을때 보디 샴프와 스킨을 받은적이 있다. 지금까지 딸아이가 이야기 해서 그런지 며느리가 챙겨주어 매일 쓰고 있다. 2년전에 출장길에 면세점에서 남성용 향수를 하나 샀는데 아직까지 자신이 없어 그냥 쓰지 않고 쳐박아 두고 있다. 누가 이야기 하는데 운동을 많이 하면 몸에 냄새가 덜 난다고도 한다. 향수를 뿌리기 보다는 운동으로 몸을 가꾸는게 좋을것 같아서 아직도 향수를 외면하고 있다. 외국 출장때 비행기 옆좌석에 앉은 외국 사람들 한테서 진한 향수 냄새를 맡으면 나는 금방 재체기를 하고, 심하면 천식으로 번지기도 하는 체질이다. 또 그래서 향수를 가깝게 하고 싶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내 친구들 몇이는 향수를 쓰고 있다. 처음 쓰기가 망서려져서 그렇지 시작하고 나면 금방 습관들어 진다고 한다. 언제쯤 나도 향수를 뿌릴때가 오겠지... 그때가 언제 쯤 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