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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인장을 사랑한 아이

master 42 2006. 11. 20. 22:07

"난 누군가를 사랑한 건 네가 처음이야. 너를 너무 사랑하는데 난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어. 내가 어떻게 하면 네가 행복할까?" 아이가 선인장에게 물었어요. "난 그냥. 누군가에게 안겨보고 싶어." 선인장이 피식 웃으며 대답했어요. "정말? 정말 그래? 그러면 너는 행복해지니?" 아이는 성큼성큼 다가가서 선인장을 안아버렸어요. 선인장은 생각합니다. 누가 이 아이 좀 데려가세요. 내 가시가 온통 아이를 찔러요. 내가 떠밀수록 아이 몸엔 가시만 박혀요. 아이 옷이 온통 피로 물들어요. 행복한 만큼 그보다 더 아파요. 누가 이 아이 좀 데려가세요. 데려가서 가시들을 뽑아내고 어서 빨리 치료해 주세요. 이러다가 내가 이 아이를 죽이고 말 것 같아요. 제발... 누가 이 아이 좀 데려가 주세요.
아이는 생각합니다. 여전히 선인장은 날 보고 웃지 않아요. 어떻게 사랑해야하는지 난 정말 모르겠어요. 내겐, 사랑이 자꾸 아파요. 그래서 더 꼭 안아주는데, 선인장은 여전히 웃질 않아요. 웃질 않아요.. 웃질 않아요.. 아이는 더욱 꼬옥 선인장을 안고 있답니다. 선인장이.. 웃을때까지.... <글 : 친절맨-University of Zurich Graduate school, Head Professor> <사진 : 얼마전 대구 수목원에서 찍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