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팔리 비치 리조트
내 블로그를 찾아주시는 블로거님들께 미얀마 이야기를 너무 오래 엿가래
늘리듯이 끌고 가는것 같아 오늘은 마지막으로 미얀마 여행중에 보았던
일들을 두서없이 풀어 볼가 한다.
그러나 아직도 많은 이야기와 사진들이 메모장과 앨범속에 잠들고 있다.
-여행길에서 만났던 스님들 이야기-
동남아나 오지를 배낭여행 하다보면 종종 한국에서 오신 스님들을 만난다.
지난 12월말에 네팔 카트만두에서 만났던 스님 이야기를 늦게나마 곁들여 할가한다.
안나푸르나 트랙킹중 내려오던길에 만났던 47년 후배 아가씨를 포카라에서
만나 저녁을 같이 하는자리에 아저씨라고 부르던 분이 스님임을 카트만두에
와서야 알았다. 그런데 포카라에서 처음 만나 인사를 나누고 헤어질때 까지
스님인줄 모르고 삼겹살에 맥주, 소주를 마다않고 같이 마셨다.
삽겹살을 굽는데 아주 맛있게 구워댄다.
노변 식당 주인-중국에서 왔다고 한다. 귀부인 티가 물씬 난다
시장에서 만난 아이들
카투만두에 오던날 밤, 어느 주점에서 그분의 친구와 또 술집에서 만난다.
둘이서 같은 스님이라 하며 구도차 네팔에 왔다 한다.
그러면서 맥주와 스테이크를 시켜 놓고 잘도 마신다.
컵으로 마시는게 아니라 요즘 젊이들 같이 병목을 마주 치며 큰 소리로 주위에
보라는듯 건배 하는 모습에서 정말 이 분들이 스님인가 하는 의심을 한다.
이야기 흐름속에 그들을 인정하지 않으면 내가 옹졸한 사람으로 몰고 간다.
그래서 그자리를 박차고 나온다.
이튿날 시장 구경을 나섰다가 다른 스님을 만나 그 이야기를 하니 한국
불교를 망신 시킨다며 얼굴들고 다니기 부끄럽다고 한다.
석양의 이라와디 강변의 풍경
배낭여행중 미얀마에서도 몇분의 한국에서 온 스님들을 만난다.
그들은 한결같이 구도자의 자세를 볼수 있어서 안심이 된다.
식당에서도 고기 반찬을 먹지 않고 채식위주로, 또 과일을 즐겨 먹는다.
부페식 식당에서 갖고온 음식들은 하나도 남김없이 다 먹는다.
우리들과의 이야기 속에서도 구도자의 자세로 진진하게 이야기 해 준다.
그러니 네팔에서 만났던 스님(?)과 미얀마에서 만나는 스님과의 차이를 느낀다.
그후 캄보디아에서도 몇분의 스님을 만나지만 같은 인상을 주어 편했다.
강변에서 모자...
-여행길에서 만났던 배낭여행자 이야기-
여러차례 오지 배낭여행을 하다 보면 종종 한국 사람들을 만나게 되고
또 그들과도 많은 이야기와 정보를 교환한다.
몽골에서는 중1, 초등5학년의 두 아들을 데리고 고비사막, 바이칼 까지
트랙킹 하던 부인을 만난적도 있다.
이번 미얀마 배낭여행 길에서 만났던 두분을 소개 하고져 한다.
우리들 타고 가는 자동차 뒤를 자전거로 열심히 따라 오는 아이
광주에서 대학 입학한 아들과 같이온 분인데 아마 공무원인것 같다.
라오스 28일을 돌아 미얀마로 왔다며 휴가받아 아들과 같이 다닌다고 한다.
식당에서 만날때 깎듯한 인사와 서로의 정보를 이야기 하는 모습에서
중년의 느긋함과 세심하고 짜임세 있는 계획, 그리고 정을 느낄수 있다.
나도 좀 젊다면 저렇게 아들과 같이 배낭여행 할수 있을가 하는 마음이 든다.
물론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해 다닌다.
시장에서 만난 엄마와 아들
또 한분은 부인인데 중학생 아들과 고등학생 딸을 데리고 대중교통을 이용해
미얀마를 배낭여행 하고 있다.
보통 시외 버스(한국 보다 너무 열악하다)를 타고 10시간 이상을 달려야 하고
바간-만달레이 구간은 밤세워 16시간을 타고 갔다 한다.
만달레이에서 바간으로 돌아올때는 18시간을 트럭 타고 왔다하니 상상만
해도 그 억척 스러움에 놀란다.
역시 한국 어머니의 억척스러움이 돋보인다고나 할가...
석양의 나팔리 비치 해안
-나팔리 비치 리조트에서 호사-
미얀마 배낭여행의 마지막 끝마무리를 벵골만을 끼고 있는 나팔리 비치에서
닷새를 즐기는 호사를 부려본다.
인레호수에서 아침 일찍 출발하여 해호에서 국내선 비행기로 나팔리로 움직인다.
리조트에서 냉방된 버스와 짐을 싣는 마이크로 버스까지 나와서 우리를 맞이한다.
도착하여 버스를 타니 안내자가 찬 물수건을 건네준다. 와! 정말 시원타...
역시 돈이 좋기는 좋다.
지금 까지는 게스트 하우스에서 한사람 3달러 정도 주고 잤는데 이곳 해변
리조트에는 방 하나에 하루에 45달러다.
뒷편 2층이라 싸다고 하지만 인레 호수 퀸 의 마담이 대마왕님의 얼굴을 봐서
여러차례 전화로 흥정하여 겨우 이만큼 싸게 잡는다.
그것도 이 방 2개만 남았다 한다. 물론 조금 싼 게스트 하우스도 있지만 3월말
까지 방이 하나도 비지 않는다고 한다.
천혜의 해변 휴양지의 비치 리조트들이 그 시설을 자랑한다.
찾아오는 사람들은 유럽 사람들 일색이다.
일본, 홍콩 사람들이 약간(10명정도)...
한국 사람들로는 우리들 네사람 뿐이다.
유럽에서 온 서양 사람들은 대체로 정년퇴직을 하고 부부간에 여가를 즐기러
온 사람들이다.
보통 2주, 어떤 사람들은 한달여씩 장기로 있는다고 한다.
도착해서 이튿날 한시간여를 배타고 나가서 무인도에서 고기 구워 먹으며
즐겨 보낸 하루가 아직도 기억속에 가물 거린다.
낚시와 스노클링도 또한 무인도의 멋을 더욱 가미해 준다.
일몰이 시작 할때쯤 돌아오는 뱃전에서 지는 해를 향해 무작위로 셔터를 누른다.
비치 나팔리 해변 리조트에 머물며 수컷들만 돌아 다녔으니 부부로 와서 느긋하게
여가를 즐기는 서양 사람들 눈에는 아마 호모로 보여지지 않았나 걱정도 된다.
나팔리 비치 일출의 해변
그곳에 머물며 아침 식사는 리조트에서 하지만 점심과 저녁 식사는 리조트 앞에
즐비한 분위기 좋은 현지 식당에서 한다.
한곳만 단골로 정하니 서어비스도 좋고 친절하다.
간난아이 하나를 둔 젊은 부부가 운영하는데 열심이다.
마지막날 남자 주인이 털어놓는 이야기에서 미얀마의 현실을 느낄수 있다.
그곳 식당이 건기(10월-3월)만 잘 될뿐 덥거나 우기때는 손님이 없어 발전기
돌리는 기름값도 벌기가 어렵다고 한다.
식당하며 1년 동안 벌이는 돈이 고작 3~4천 달러 란다.
지금 딸아이가 1살이고 자기가 29살인데, 노동능력이 없어질 50살이 되면
딸아이가 20살이 된다며 아이의 미래를 위하여 돈을 벌러 외국으로
나가고 싶다고 한다.
한국으로 오고 싶으나 비자 받는데 돈이 너무 든다고 하며 걱정한다.
간난 딸아이를 걱정하는 아빠
-할머니를 위해 자막 읽어 주는 바간의 소녀 이야기-
TV자막을 할머니 한테 읽어 주는 소녀
바간에서 머물때, 게스트 하우스 근처 식당에서 할머니와 TV를 보며 외국영화
(한국 드라마)에 나오는 자막을 글 모르는 할머니를 위해 읽어주는 기특한
소녀를 보고 모두들 감탄한다.
처음에는 상당히 시끄럽다고 생각했는데 손녀의 효성스런 목소리가 아름답게 들린다.
소녀의 목소리는 상당히 허스키해 질 정도로 할머니를 위해서 열심히 읽어 드린다.
미얀마를 두번째 여행하는 H가 3년전에 왔을때도 그렇게 큰 목소리로 읽어 드렸다고 한다.
지금은 상당히 커서 엄마의 식당일을 도우며 공부도 하고 할머니옆을 떠나지 않는다.
그 소녀의 엄마는 4년전, 양곤에 살었는데 어느날 남편이 자동차 사고로 죽고 친정
엄마가 살고 있는 바간으로 옮겨와 식당을 차려 열심히 살아가고 있단다.
그때의 유복자가 지금 4살이란다.
누나가 동생을 잘 돌보며 귀여워 하고 있다.
하도 기특하고 착하여 갖고간 과자 한봉지를 선물로 주니 맥주를 마시는 우리들
주위에서 세심하게 잔심부름을 해 준다.
꼬부랑 할머니들의 해수욕
-언제나 일본인으로 착각...-
길을 걷노라면 많은 미얀마 사람들이 "곤니찌와" 하며 일본 사람들이냐고 묻는다.
한두번도 아니고 매번 그러니 화도 나고 하여 불퉁스럽게 KOREA라고 하면 한국이
최고라며 한국에 가서 일하고 싶다며 금방 반갑게 웃으며 반긴다.
밍군에서 만났던 한 청년은 6년반 동안 안산에 있는 자동차 부품 공장에서 일하고
번 돈으로 닛산 밴 트럭을 사서 택시로 운행하고 있다며 한국에 다시 가고
싶다고 한다.
미얀마는 일하고 싶어도 일이 없다고 하며 한국이 최고라 하며 자랑이 대단하다.
그 소리를 듣는 우리들도 기분이 좋아진다.
오래전에 유럽을 여행할때 한국에서 왔다고 하면 한국이 어디에 있느냐는
굴욕적인 이야기를 들었는데 처음온 이곳 사람들은 한국을 너무나 잘 알고 있어서
기분이 좋다.
품격있는 나라로 인정해 주니 어께가 좀 으쓱해 지는것 같기도 하고...
해변에서 책 읽는 여인
한류가 이곳에도 넘쳐난다.
권상우, 송혜교의 사진이 길에서 인기리에 팔리고 광고판으로도 세워져 있다.
아마 초상권 침해인것 같으나 그곳 까지 관리할 수 없는것 같다.
TV 드라마로 황금 시간대에 한국 드라마가 방영된다.
또 한국에 일하러 다녀온 젊은이들이 하나 같이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물론 미워하고 욕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인레 호수가에서 물소로 논을 써레질 하는 농부
-농촌이 더 잘 사는것 같다-
농촌의 집들이나 도시 변두리의 집들은 하나같이 2층 구조로 아래는 바람이
잘 통하게 비워두고 있다.
야자나 바나나잎으로 얼기설기 역어 만든 집으로 습기가 잘 통하게 되어있다.
가난한 강변 집들은 집 한칸방에 3대가 살고 있다.
그속에서도 아이들이 태어나고 자라고 있다.
집이라고 할수 없을 정도지만 그래도 아이들은 장난질 하고 밥때가 되면
연기가 모락모락 올라온다.
살기 위해서 먹어야 하니...그러나 그 질을 따질수없는 한끼 식사다.
나팔리 비치의 일출
그러나 도시의 살림살이 보다 농촌의 살림살이가 더 좋아 보인다.
먹을 식량을 자급자족 하니 그런가? 아니면 집이라도 좀 번듯하게 보여서 그런지...
그래도 그런 삶을 살아가면서 온화한 심성과 친밀감을 보내는 얼굴과 웃음이
언제나 여행자들의 마음을 사로 잡아 놓는다.
-론지, 덴네까(다나까), 꿘 ...-
미얀마 사람들이 남자나 여자들 공히 입는 론지라는 옷은 그냥 넓다란 통치마
같은데 남자들은 그 묶음을 배꼽밑 중간에 틀어매고, 여자들은 허리춤에 틀어맨다.
항상 맨몸에 입으니 남자들이나 특히 여자들의 S자 곡선미가 일품이다.
론지 안에 아무것도 입지 않으니 용변 보기도 아주 편리하다고 한다.
최근에서야 여자들이 팬티를 입기 시작한다고 한다.
배낭여행 온 사람들이 종종 입고 다니는걸 보기도 한다.
미얀마 사람들이 얼굴에 덴네까(보통 외국인들은 다나까라고 함)라는 힌 가루를
얼굴에 바르고 다닌다.
얼굴이 햇볕에 타지 않고 피부를 매끈하게 보호해 준다고 한다.
어린 아이들 부터 어른 까지 다 바른다. 그러나 나이든 남자들은 잘 바르지
않지만 할머니들도 열심히 바른다.
우리들 드림팀 배낭여행자들도 한번 발라본다. 한통에 1 달러라니...
그런데 너무 바른 표식이 나니 한국 여자들 한테는 인기가 없는것 같다.
배낭여행하는 여자분들이 바른걸 보지 못했으니...
미얀마의 도시 양곤이나 바간, 만달레이 등지의 길거리를 걷노라면 붉은 갈색의
흔적을 길바닥에서 자주 볼수있다.
"꿘"이라는것인데 각성제 비슷해서 입안에 십고 다니다가 침을 뱉으면 붉디
붉은 갈색의 침을 도로위에 뱉어낸다.
대만에서는 삥랑(賓郞)이라 하여 많은 사람들이 십고 다닌다.
도로를 운전하다가 졸리면 이걸 하나 입에 넣고 십는다.
각성 효과가 있어서 그런지 졸리지 않는다고 한다.
미얀마에서 꿘을 씹으며 구걸하는 걸인들을 종종 본다.
이제 미얀마 이야기는 슬슬 접을때가 된것 같다.
많은 사진 정리 하느라, 또 비워뒀던 날들 때문에 바쁘기도 하고,
또 해외에서 나를 부르는 바이어가 있어 출장도 가야하고, 밑천도 다
떨어져 가니 이만 끝낼가 한다.
그러나 메모장과 내 앨범속에 많은 기록과 사진들이 살아 숨쉬고 있다.
캄보디아, 베트남도 다녀왔지만 그곳을 다녀온 분들도 많고, 좋은
기행문들도 많아 그곳들의 인상은 추억으로 내 마음속에 넣어 둘가 한다.
지금 까지 재미없는 글과 사진 보아 주시느라 수고했습니다.
대단히 감사 합니다.
양곤 깐도지의 포옹